의학·과학 건강

의사·한의사 처방권 갈등.. 사이 낀 제약사 ‘쩔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9 17:31

수정 2014.10.30 17:23

법원의 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 판결로 천연물신약을 두고 의사와 한의사 간 처방권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환자들은 병원과 한의원에서 천연물신약을 처방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의사들만 천연물신약을 처방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천연물 신약은 △조인스정(골관절염 치료제, SK케미칼) △아피톡신주(골관절염 치료제, 구주제약) △스티렌정(위염 치료제, 동아제약) △신바로캡슐(골관절염 치료제, 녹십자) △시네츄라시럽(기관지염 치료제, 안국약품) △모티리톤정(소화불량 치료제, 동아제약) △레일라정(골관절염 치료제, 한국피엠지제약) 등 7개 품목이다. 이 외에 △동아제약 'DA-9102정'(아토피) △유유제약 'YY-162정'(주의력결핍 과잉성행동장애) △SK케미칼 'SOTB07'(천식) △광동제약 'KD-501정'(알츠하이머) △한풍제약 'LMK02'(알츠하이머) 등도 한창 개발 중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의사협회와 의사협회도 신중한 입장이다.

한의사협회는 그동안 주장해온 '천연물신약이 모두 한약제제이기에 한의사만 처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이번 판결문에는 한의사도 천연물신약을 처방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고 단지 지금의 식약처 고시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판결이 확정되고 고시가 변경되면 천연물신약의 한의사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도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의사와 의사 공동처방은 너무 앞서간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판결문에 '생약제제로 한정된 천연물신약 범주에 한약제제로 포함하라'는 내용은 천연물신약에 대한 처방권을 의사와 한의사에게 모두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추후 고시 변경으로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이 한의사에게도 주어진다면 의사협회 차원에서 대응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판결로 천연물신약을 판매 중이거나 개발 중인 제약사는 난처한 입장이다.

지금까지 천연물신약을 두고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의 골이 깊었기 때문에 마케팅을 위해 의사와 한의사 양쪽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마케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일부 제약사들은 도매를 통해 한약제제 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무효 판결의 확정으로 고시가 변경돼도 한의원으로의 직거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천연물신약은 쑥 등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으로서 조성 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