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향해 사회문제 관심을 촉구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이어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 이번에는 여성비하 용어인 '김치녀'를 주제로 다룬 자보들이 붙고 있다.
16일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김치녀로 호명되는 당신 정말로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자보를 비롯해 여성을 비하하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는 내용의 자보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김치녀는 남성들이 한국 여성을 비하해 이르는 말로, 주로 소비 성향이 짙고 남성에게 의지하는 여성을 일컬을 때 쓰인다.
'댁의 김치는 안녕들하십니까' 명의의 자보는 "고려대에서 시작된 '안녕들하십니까' 움직임은 다양한 이슈에 물음을 던졌지만 여성 이야기는 없었다"며 "여성혐오는 나날이 악화해 김치녀나 된장녀라는 노골적이고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잡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한국여성 누구도 김치녀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며 "김치녀 프레임이 보편적인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성들은 자신이 김치녀나 된장녀가 아님을 계속 증명해야만 한다"며 "여성혐오가 보편적인 사회에서 정말로 안녕하신지 묻고싶다"고 글을 맺었다.
이 자보 옆에는 '김치녀가 될 수밖에 없어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개념녀가 되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해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정대 후문이 김치의 성지가 될 조짐을 보며' 등등의 제목으로 응답 자보들이 붙고 있다.
학생들은 페이스북에 '댁의 김치는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를 열어 여성으로서 '안녕하지 못한' 사연을 받아 SNS로 공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고대의 김치녀 대자보에 적극 공감한다", "비하는 나쁘지만 비판은 가능하다고 본다",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저렇게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좀 오버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김치녀라는 표현자체가 너무 거부감이 든다"라며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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