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카타르는 이날 전통적 채권 36억달러어치와 함께 30억달러 규모의 3년물, 5년물 수쿠크를 발행했다.
수쿠크는 무슬림이 이자가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금하는 이슬람 율법에 맞춰 만들어진 채권으로 이자 대신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지분을 지급하는 채권이다.
피치는 중동지역의 탄탄한 재정지출과 경제성장, 안전한 투자자산에 대한 수요가 겹치면서 올해 수쿠크 발행 규모가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카타르의 이날 수쿠크 발행은 본격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쿠크는 이슬람 은행 부문의 강한 확장세와 이슬람 국가들의 점증하는 자금조달 필요성, 수쿠크에 대해 점점 더 친숙해지는 서구 투자자들이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수쿠크에 낯설어 했던 서구 투자자들은 수쿠크가 그 특성상 늘 실물자산을 담보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낮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으면서 이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다.
피치의 이슬람 금융 전문가인 바샤르 알 나투르는 보고서에서 "이 지역의 성장과 활발한 정부 재정지출이 걸프협력체(GCC)가 만든 수쿠크 시장에서 수쿠크 프로그램을 통해 부분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가 올해 이슬람·비 이슬람 국가들의 채권 발행을 유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치는 이슬람 채권 시장이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축소 시사로 12% 줄어든 1200억달러 규모로 축소됐지만 올해 발행 규모는 최소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12년의 137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영리단체인 런던 이슬람금융위원회(IFC)의 오마르 셰이크 집행이사는 "이슬람 금융 부문이 국제적으로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자산에 대한 수요가 뒤따르고 있다"면서 "도이체방크, 스탠다드차타드(SC), HSBC 등 다국적 대형 은행들이 이 부문에 뛰어들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치의 알 나투르는 지난해 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비 이슬람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2억파운드(약 3400억원) 규모의 수쿠크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올해 비이슬람 국가 일부가 사상처음으로 수쿠크를 발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룩셈부르크, 홍콩이 최근 수쿠크 발행을 위한 입법 절차에 착수했고, 일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수쿠크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카타르 월드컵 등을 포함해 중동 국가들의 수쿠크 발행 수요가 높아지고 수쿠크 회사채 발행 역시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알 나투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의 재정지출 계획, 두바이의 2020년 세계박람회,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이 수쿠크 발행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그동안 발행 규모가 크지 않았던 오만 역시 향후 5년간 기간설비 구축을 위한 자금 마련 방안으로 수쿠크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또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수쿠크 수요 증가를 예상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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