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황 할머니는 13세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고 3년 뒤에는 간도 지방으로 옮겨져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황 할머니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평생을 홀로 살아왔다.
여의치 않은 형편에도 황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았으며 생활지원금도 쓰지 않고 전부 모았다. 황 할머니는 이렇게 돈을 모아 2006년과 2008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4000만원, 3000만원, 3000만원씩 총 1억원을 장학금으로 강서구에 기탁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황 할머니에게 지난 2011년 7월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황 할머니는 사후 임차보증금, 은행예금 등을 포함한 재산 3000여만원을 재단법인 강서구 장학회에 기탁하기로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목동이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8일 강서구민장(葬)으로 엄수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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