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는 유조선 도선사의 무리한 접안 시도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번 사고로 인한 기름 유출량은 16만여ℓ로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예상됐다.
◇해경 “도선사 무리한 유조선 운항”
여수해양경찰서는 3일 ‘우이산호 충돌 해상 오염사고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상배 여수해양경찰서장은 “사고 당시 우이산호의 속력은 7노트였다”며 “빠른 속도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당시 우이산호에는 여수항 도선사지회 소속 도선사 2명이 조선해 접안을 하고 있었다”며 “안전한 속력을 유지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수·광양항은 강제 도선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입·출항하는 유조선 등 대형 외항선박은 도선사에 의해 입·출항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원유 유출량 16만ℓ 이상 추정
해경은 우이산호가 송유관을 부딪쳐 파손하면서 바다로 흘러든 기름의 양이 원유 등 16만ℓ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서장은 “이번 사고로 원유부두 시설인 원유 이송관 등 3개 이송관이 파손돼 원유,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이 해상에 유출됐다”며 정확한 유출량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GS칼텍스 현장 관계자와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16만4000ℓ(820드럼) 가량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경은 우이산호 선장과 선원, 도선사 2명, GS칼텍스 관계자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나흘째 방제작업…여수 넘어 경남 남해까지 양식장 피해
해경은 이날 경비정 60척 등 선박 200여척과 공무원, 주민, 민간방제업체 관계자 등 인력 1000여명을 동원해 나흘째 방제작업을 계속했다.
해상의 두꺼운 유층은 대부분 제거됐으나 국지적인 잔존유 제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완전한 방제까지는 1~2주 가량 더 걸릴 것으로 해경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미 상당량의 원유가 해상에 퍼져 최초 사고해역으로부터 5해리(9.26㎞)권 내인 여수는 물론 경남 남해 양식장 피해가 우려된다.
싱가포르 국적 16만4169톤급 원유운반선 우이산호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께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 원유2부두에 부딪쳤다. 이 사고로 부두의 송유관이 파손돼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여수=뉴스1) 김호 기자 김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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