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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쇼퍼’ 전문가,경하나 위니아만도 대리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10 17:00

수정 2014.10.29 20:52

‘미스터리 쇼퍼’ 전문가,경하나 위니아만도 대리

"어젯밤에도 갔었어요."

위니아만도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경하나 대리(사진)는 퇴근 길에 어김없이 대형마트 혹은 백화점에 들른다. 벌써 5~6년째로, 지금까지 돌아다닌 매장 숫자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언뜻 쇼핑중독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천만의 말씀. 경 대리는 사내에서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고객을 가장해 활동하는 모니터링 요원)' 전문가로 통한다.

미스터리 쇼퍼 일은 김치냉장고 상품기획팀에서 근무할 때부터 했다. 주된 업무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으로 위장한 뒤 매장을 둘러보며 고객 사이에서 제품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 듣는 일이다. 흔히 매장 직원들과 구매상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미스터리 쇼퍼가 되면 매장 전체를 단숨에 훑어내는 '매의 눈'도 가져야 한다.


우선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제품 진열 상태를 살핀다. 홍보문구는 적절하게 잘 쓰여 있는지, 사진은 적절한 위치에 잘 붙어 있는지 등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위니아만도 본사에서 만난 경 대리는 "입사 초기 첫 미스터리 쇼퍼가 돼 매장에 들어섰을 때 정말 많이 떨렸던 기억이 난다"며 "하지만 이제는 매장에 가는 길에 '오늘은 무슨 콘셉트로 구매 상담을 받을까'하고 고민하는 일마저 재미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혼수를 준비하는 예비신부' '이사를 앞둔 주부'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고민하는 딸' 등 갖가지 설정으로 매장을 둘러본다. 그는 "개발팀과 협의해 하나의 제품을 출시한 뒤 미스터리 쇼퍼가 돼 매장에 나가 그 제품이 팔려 나가는 걸 지켜보는 기분은 감히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고 전했다.

미스터리 쇼퍼인 만큼 판매사원에게 정체를 들키면 곤란하다.
하지만 판매사원에게 정체를 들킬 뻔한 순간도 여러 번 있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제품 관련 교육을 하는데, 하필 경 대리가 교육 업무를 맡는 일이 종종 있어서다.
그는 "이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난 뒤 미스터리 쇼퍼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면서 "하지만 상품기획, 마케팅 전문가로서 이 일은 숙명인 만큼 오늘 저녁에도 다시 매장에 나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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