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모굴 스키의 '기대주' 최재우(20.CJ제일제당·사진)가 '평창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최재우는 11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2차 결선에서 실격, 3차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품게 했다.
최재우는 전날 열린 남자 모굴 2차 예선에서 21.90점을 획득, 2위에 올라 모두 20명이 겨루는 결선 1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가 처음으로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는 순간이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윤채린(24)이 한국 최초로 여자 모굴에 도전했으나 예선 최하위에 머물렀고, 2010년 밴쿠버에서 서정화(24.GKL)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소치에서도 여자 모굴의 서정화와 사촌동생 서지원(20.GKL)이 예선 탈락했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최재우가 마침내 결선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앞서 결선에 직행할 10명을 먼저 가리는 1차 예선에서 15위에 이름을 올린 그는 2차 예선을 무난히 통과하며 기다렸던 결선 무대에 나섰다. 이어진 결선 1라운드에서는 10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10위는 한국 스키 선수가 동계올림픽 개인전에서 기록한 최고 순위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쓰기 시작한 최재우는 결선 2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났다. 첫번째 공중동작을 마치고 모굴 코스를 내려오던 중 발이 잘 맞지 않으면서 멈춰 서고 만 것. 결국 실격 처리된 최재우는 6명이 겨뤄 메달 주인공을 가리는 최종 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2018년 평창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아쉽게 실격 처리되는 불운을 맞았지만 이날 최재우가 보여준 공중 동작은 세계수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최재우는 지난 2011년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토리노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이기도 한 토비 도슨 코치(36·한국명 김봉석)를 만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후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간을 가진 최재우는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스키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오르며 한국 스키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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