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질환인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의 경우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 과에서도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종욱 교수는 PNH 환자의 경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중요하다고 20일 강조했다. 오는 28일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PNH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이 교수에게 들어봤다.
―PNH은 어떤 질환인가.
▲180일 주기로 골수에서 만들어진 적혈구는 혈액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적혈구 표면에 CD55, CD59라는 방어물질 단백질은 적혈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유전자 변이로 인해 이 단백질이 만들지 못하면 적혈구가 깨지는 용혈 현상이 나타난다. 이 용혈된 피가 소변으로 나와 혈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유전 질환인가.
▲유전 질환이라고 할 수 없다. 환자들이 처음부터 질환을 앓는다기 보다는 생활하다가 어떤 이유로 인해 보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환자들은 200여명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증상은 어떤가.
▲혈액의 문제이기 때문에 혈액과 관련된 모든 질환이 다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소변에 피가 섞여나와 콜라색 소변을 보게 된다. 또 적혈구에 있던 유리혈색소가 혈장으로 나오게 되면 혈전을 만들기 때문에 뇌혈관에 영향을 미쳐 뇌졸중이 올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도 발생할 수 있고 장간막이나 내장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복통 형태로도 나타난다. 혈뇨가 신장을 통해 나가기 때문에 신부전증이 올 수 있다. 혈뇨로 인해 빈혈이 오기도 한다. 이외에도 심한 피로감, 발기부전 등도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질환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 못 찾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다른 과 의사들에게 질환에 대해 이해시키는 일도 함께 진행중이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진단 후에는 어떻게 치료하나.
▲빈혈이 동반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적혈구 수혈을 진행한다. 실제 재생불량성빈혈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PNH로 인해 혈전이나 신부전증이 나타나면 사망률이 10배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용혈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또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돼 약물치료도 가능해졌다. 2주마다 주사제로 치료를 받는다. 이 치료제의 경우 고가이지만 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하면 1년에 200만~400만(소득에 따라 적용)원에 받을 수 있다. 약을 복용하면 피로감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삶의 질이 높아진다. 하지만 합병증이 심한 경우에만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게 아쉽다. 최종적으로는 골수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골수이식은 어떻게 하나.
▲골수이식을 하면 완치가 된다. 하지만 골수이식을 할 때는 이식 유전자가 맞는 공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 환자가 50세 미만인 경우에만 골수이식을 할 수 있다. 골수이식을 하더라도 20% 가량은 합병증에 의해 사망할 수 있다. 수혈된 림프구가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공격하는 이식편대숙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세균성 감염, 거부반응 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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