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경남)=김병용 기자】 지난 14일 오후 2시.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부는 열기로 후끈했다. 오는 4월 노선에 투입되는 'ITX-새마을' 제작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다. 기존 새마을호를 대체할 신형 열차인 ITX-새마을은 4월부터 경부선과 호남.전라선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우리나라 철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심장부답게 ITX-새마을 외에도 다양한 철도차량들이 쉴 새 없이 제작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연간 900대의 철도차량이 제작돼 34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총 대지면적 62만990㎡(약 19만546평) 규모에 260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웅장한 규모에도 불구, 내부 곳곳은 정리정돈이 잘돼 있었다. 개별 공장 사이에 간간이 보이는 철도차량의 모습을 빼면 영락없는 여느 대학캠퍼스 모습이었다.
이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현대로템의 끈질긴 공장개선 작업의 결과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장인 장현교 전무는 "철도차량 제작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라며 "원가절감을 위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업조건 개선과정에서 주변환경까지 개선됐다는 것이다.
특히 철도차량 제작의 시발점인 차체공장은 현대로템의 이 같은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전동차 틀(프레임)을 제작하는 차체공장은 일반적인 제조업 공장과는 달리 넓은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선박 건조처럼 근로자들이 직접 용접을 해야 하는 철도차량 제작의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한 조업 환경을 자랑했다. 2012년 도입된 회전식용접시스템 덕분이라고 권재춘 현대로템 철차생산관리팀 부장이 살짝 귀띔했다.
기존 용접방식은 정사면체로 구성된 전동차 틀을 고정한 채 조업이 이뤄져 바닥과 천장 부분 용접이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회전식용접시스템은 전동차 틀을 원통 기계에 고정해서 통구이처럼 회전시키면서 용접을 하다 보니 조업이 한결 수월하다.
생산효율 향상과 불량률 감소는 덤으로 따라왔다. 권 부장은 "회전식용접시스템을 도입하고 나서 전동차 기준 월간 생산대수가 기존 7.9량에서 10.5량으로 증가했다"며 "또한 불량률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용접 불량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
마침내 기자가 이날 보고 싶었던 ITX-새마을 의장공장. 의장공장은 각 발주처 철도차량의 내외관 공사와 함께 차륜 및 차축 등 각종 핵심부품이 조립되는 철도차량 제작의 최종 공정 과정이다.
때문에 의장공장에서는 ITX-새마을 외에도 신분당선 전동차, 부산.김해 경전철 등 각 발주처 철도차량들이 즐비했다. 현대로템은 이로 인한 작업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각 발주처의 철도차량을 라인별로 구분해 놓았다. 한 라인에서 한 제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작업이 가능토록 구성돼 있었다. 일종의 맞춤형 생산방식인 셈이다.
이날 의장공장에서 직접 본 ITX-새마을은 우선 외관이 예전에 보던 새마을 열차와는 크게 달랐다. 부드러운 곡선미와 유선형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조합한 기관차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공기 역학적 기능을 살려 연비를 높였다고 한다. 강렬한 자주색이 섞인 외관도 기존 열차보다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한창 조립 중인 ITX-새마을에도 올라봤다.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 등 객실 편의시설과 효율적인 안내표시기 등 실내설비는 기존 새마을과 확연히 대비됐다.
또한 이동간 고객편의를 위해 좌석마다 콘센트를 구비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현대로템은 6회에 걸쳐 총 138량의 ITX-새마을을 코레일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광무 현대로템 프로젝트엔지니어링팀 수석연구원은 "ITX-새마을은 설계의 최적화로 경량화를 이룬 차량"이라며 "최고속도가 시속 150㎞에 이르지만 소음과 진동, 실내환기성을 개선해 안전성과 승차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ironman17@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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