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3가지 악재’에 뿔난 서초구 세곡지구 입주예정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3 16:17

수정 2014.10.29 14:47

다음달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 입주자들이 뿔났다. 최근 서울시의 자체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아우디 정비공장이 계속 공사 중인데다 최근 예비입주자 사전점검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기 때문. 단지 인근 중학교 신설도 미지수인 상황에서 주민들은 부실시공에 아우디 공장 관련 분양사기, 무단설계 변경 등 시행·시공상 비리라고 주장, 검찰 수사 의뢰를 벼르고 있다.

23일 SH공사와 세곡지구 입주자회 등에 따르면 SH공사의 세곡지구 보금자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자들은 지난 15~17일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시공상 문제점을 재차 제기했다. 당장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전기나 물, 가스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데다 주방과 변기 등 내부 마감 등 사전 점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의뢰 벼르는 주민들

세곡 2지구 4단지 입주예정자 조모씨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이번 사전점검 행사에서 수돗물이 나오지 않은 것은 물론, 거실에 장판도 깔려 있지 않았다"며 "일부 세대는 바닥균열로 인해 보일러 코일까지 다 보이면서 부실시공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도 "마루는 깔려 있지 않고 싱크대 문도 설치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욕실세면대나 변기 역시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이번 사전 점검은 무효"라고 말했다.

입주를 앞두고 이뤄지는 예비입주자 사전점검은 대부분 내장재가 갖춰져 있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같은 상황은 다소 의외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전 점검행사는 준공 검사 받기 직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다 갖춰져 있다"며 "공기업인 SH공사 아파트의 경우 단가가 박하다는 인식이 큰 데 좋은 자재 등을 쓰기 힘들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세곡지구 아파트가 고급 자재로 사용된 인근 민간 아파트 보다 사실상 더 비싼 편이어서 속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비역세권인 세곡2지구 4단지 전용 114㎡의 평균 분양가가 7억5000만원인데 반해 인근 송파구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파크하비오는 고급자재 사용에 장지역 역세권인데도 116㎡가 8억원대라고 비교했다.

실제 중대형에, 비싼 분양가 등으로 세곡2지구 3, 4단지의 미분양 물량은 현재 101㎡ 53가구와 114㎡ 139가구 등 192가구에 달한다.

SH공사 강남권역통합관리센터 관계자는 "다음달 3일 이후 입주지원센터가 문을 열면 센터에 연락해 세대를 방문, 재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SH공사 관계자도 "세곡2지구 3단지는 입주일이 다음달 15일, 4단지는 17일로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작은 하자들이 있긴 하지만 입주시까지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세곡2지구 입주민 자녀 대다수가 다소 단지와 떨어진 수서중학교에 배정돼 인근 중학교 신설 문제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지구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신설될 예정'이라고 설명한 것과 상치되기 때문이다. 한 입주 예정자는 "단지에서 수서중학교까지 걸어서 40~50분이 걸리는 상황에서 신설 중학교가 언제, 어떤 형태로 들어설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아직 설립인가도 안났다"고 전했다.

■SH공사 "입주시까지 완벽 준비"

더구나 내년 10월 완공을 앞둔 아우디 정비공장 공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강남 세곡지구 및 서초구 내곡지구 주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명시되지 않은 시설로,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사기'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아우디 정비공장이 인근 초등학교와 45m 떨어져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서초구청에 건립허가 취소를 주장해 왔으며 현재 서울시는 서초구청의 인허가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3월에 감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내곡지구 아우디정비공장 관련갈등조정 협의체를 구성, 운영 중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