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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곡 보금자리 부실시공·허위공고 논란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3 17:53

수정 2014.10.29 14:45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 입주자들이 뿔났다. 최근 서울시의 자체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아우디 정비공장이 계속 공사 중인 데다 최근 예비입주자 사전점검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단지 인근 중학교 신설도 미지수인 상황에서 주민은 부실시공에 아우디 공장 관련 분양사기, 무단설계 변경 등 시행.시공상 비리라고 주장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3일 SH공사와 세곡지구 입주자회 등에 따르면 SH공사의 세곡지구 보금자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자들은 지난 15~17일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시공상 문제점을 재차 제기했다. 당장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전기나 물, 가스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주방과 변기 등 내부 마감 등 사전 점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곡 2지구 4단지 입주예정자인 조모씨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이번 사전점검 행사에서 수돗물이 나오지 않은 것은 물론 거실에 장판도 깔려 있지 않았다"며 "일부 가구는 바닥 균열로 인해 보일러 코일까지 다 보여 부실시공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도 "마루는 깔려 있지 않고, 싱크대 문도 설치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욕실 세면대나 변기 역시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이번 사전점검은 무효"라고 말했다.

입주를 앞두고 이뤄지는 예비입주자 사전점검은 대부분 내장재가 갖춰져 있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다소 의외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전 점검행사는 준공검사를 받기 직전 이뤄지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다 갖춰져 있다"며 "공기업인 SH공사 아파트는 단가가 박하다는 인식이 큰데 좋은 자재 등을 쓰기 힘들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세곡지구 아파트가 고급 자재로 사용된 인근 민간 아파트보다 사실상 더 비싼 편이어서 속상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비역세권인 세곡2지구 4단지 전용 114㎡의 평균 분양가가 7억5000만원인 데 비해 인근 송파구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파크하비오는 고급자재를 사용한 데다 장지역 역세권인데도 116㎡가 8억원대라고 했다.

실제 중대형에 비싼 분양가 등으로 세곡2지구 3·4단지의 미분양 물량은 현재 101㎡ 53가구와 114㎡ 139가구 등 192가구에 달한다.

SH공사 강남권역통합관리센터 관계자는 "다음 달 3일 이후 입주지원센터가 문을 열면 센터에 연락해 방문, 재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SH공사 관계자도 "세곡2지구 3단지는 입주일이 다음 달 15일, 4단지는 다음 달 17일로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작은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입주 때까지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세곡2지구 입주민 자녀 대다수가 다소 단지와 떨어진 수서중학교에 배정돼 인근 중학교 신설 문제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지구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신설될 예정'이라고 설명한 것과 상치되기 때문이다. 한 입주 예정자는 "단지에서 수서중학교까지 걸어서 40~50분 걸리는 상황에서 신설 중학교가 언제 어떤 형태로 들어설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아직 설립인가도 안 났다"고 전했다.

더구나 내년 10월 완공을 앞둔 아우디 정비공장 공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강남 세곡지구 및 서초구 내곡지구 주민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명시되지 않은 시설로,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사기'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아우디 정비공장이 인근 초등학교와 45m 떨어져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서초구청에 건립허가 취소를 주장해 왔으며 현재 서울시는 서초구청의 인허가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3월에 감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내곡지구 아우디 정비공장 관련 갈등조정협의체를 구성·운영 중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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