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세 남아의 항문에서 무려 3m50cm 이상의 달하는 기생충이 나왔다.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용주 교수는 "이 기생충은 중간에 나오다 끊겨서 실제로는 더 긴 길이로 예상되며 기존 국내 보고에서 소아에게 이런 사례는 거의 보고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평소에 부모와 같이 생선회를 즐겨 먹었던 이 남아는 항문 밖으로 기다란 기생충이 나오고 피로감도 심해져서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외래를 찾았다. 외래에서 분변검사를 받은 이 남아는 변에서 '광절열두조총 충란'이 관찰됐다.
김용주 교수는 "이 남아 몸속에 있는 기생충을 육안으로 관찰하기 위해서 시약을 복용시킨 후 기생충이 항문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기생충 한 마리를 체외 배출시켜 육안적 관찰소견을 확보했다"며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며 빼낸 길이가 3m50cm정도이고 그 정도까지 체외배출되다가 중간에 끊겼다"고 말했다.
광절열두조충은 온대지방이나 북극에 가까운 곳에서 분포하는 촌충의 일종으로, 러시아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이 유행지로 알려져 있다. 주요 종숙주는 사람으로 사람의 장에 사는 광절열두조충의 알은 사람 대변과 함께 변기에 떨어지고, 하수시스템으로 타고 물로 간다. 충란은 수중에서 코라시듐 (50μm)까지 발육하고, 제1 중간숙주인 물벼룩에 섭취되고 이 후 제2 중간숙주인 반담수어에 섭취된다.
제2 중간숙주는 아시아 대륙에서는 주로 농어류, 일본에서는 송어, 연어 등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연어, 숭어, 농어, 송어 순이다. 광절열두조충의 두절에는 흡구나 갈고리는 관찰되지 않고 길죽한 틈이 있어 위장관 중 주로 소장에 흡착해 기생한다.
김 교수는 "평소 시중에 처방 없이 구입하는 기생충 약은 광절열두조충 같은 조충류 기생충을 제거하지는 못한다"며 "특히 냉동살균처리 되지 않은 활어회나 생선요리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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