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5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한 병원 1층에서 이 병원에 입원 중인 A양(14)이 박모씨(3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박씨는 약 한 시간 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의 한 아파트 19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씨는 A양을 납치감금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26일 오전 5시30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한 주점 앞에서 A양을 강제로 자신의 차량에 태워 감금한 혐의다.
A양은 이날 오전 7시48분께 박씨가 잠이 든 틈을 타 탈출했다.
박씨는 또 A양을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양은 이날 오전 2시1분께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박씨에게 시달리고 있다”고 112에 신고를 했다. 당시 박씨는 완주군 용진면 A양의 집에 찾아가 A양에게 만나 줄 것을 요구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A양 조사 과정에서 성폭행 사실을 확인했다.
A양은 지난 8일 지인으로부터 박씨를 소개받았으며 13일부터 25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서완산동 박씨의 자택에서 동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박씨가 A양과 일련의 형사사건들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말다툼 끝에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채팅어플 메시지를 통해 박씨가 A양과 합의를 하려고 노력했던 정황을 확인했다”라며 “범행 당일에도 A양이 연락을 받지 않자 합의를 위해 병원에 찾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결과가 이렇게 돼서 안타깝지만 우리 경찰 입장에선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전담팀을 구성해서 수사를 했고 피해자의 아버지를 만나 1시간10분 동안 수사에 필요한 사안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납치감금을 했다고는 하지만 당시 서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던 것이고 피해자와 피의자의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위해를 가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라며 “또 피해자가 병원에 입원한 상태여서 집보다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씨가 한때 폭력조직에 몸 담은 적이 있고 폭력 등 범죄전력이 40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피해자 보호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뉴스1) 박효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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