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의 달달한 로맨스보다 남자배우들의 조합에서 탄생한 두 남자 배우의 케미스트리(이하 케미)가 주목받고 있다.
‘남남케미’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때로는 사나이들의 뜨거운 의리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KBS 2TV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에서 조진웅(박강재 역)은 극중 윤계상(정세로 역)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심시키고 있다.
극중 박강재는 정세로의 아버지 정도준(이대연 분)에게 사기를 배워오며 정세로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친형제 같은 사이.
하지만 박강재는 태국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살인누명을 쓰게 된 정세로에게 이은수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보석딜러라는 삶을 열어줬다. 이후 박강재는 앞뒤 가리지 않고 정세로의 복수를 위해 힘쓰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태양은 가득히’ 6회에서 정세로가 자신의 할머니(김영옥 분)이 위험해 처한 것을 알고 분노하자 박강재가 이를 말리며 다독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뭉클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윤계상과 조진웅의 호연이 둘의 조합을 빛나게 하고 있다. 윤계상은 아버지를 잃은 정세로 분해 절절한 오열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이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조진웅은 애잔한 눈빛 연기로 자신들의 ‘케미’에 힘을 실어 준다.
이는 꼬일 대로 꼬여버린 인생에서 오는 아픔을 나누는 두 남자들의 의리 깊은 모습이 남녀주인공의 가슴 아픈 로맨스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복수의 화신이 돼 물불가리지 않는 정세로를 박강재가 자신의 묵직함과 차분함으로 눌러주며 극 전개의 긴장감을 조절하고 있어 이들의 조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반해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의 주상욱(차정우 역)과 엘(길요한 역)은 시청자들에게 깨알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극중 차정우의 운전기사 겸 비서인 길요한은 차정우의 옆을 지키며 차정우를 웃게 만들기도 때로는 토라지게 만든다.
지난 6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 4회에서 차정우는 여자친구와의 여행을 떠나려는 길요한에게 “야, 여친이 중요해? 내가 중요해?”라며 유치한 질문을 던진 후 “당근빠따 여친이지”라고 대답하는 길요한에게 삐쳐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들이 마주치는 장면에서 주상욱은 지난 2013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굿 닥터’에서 보여준 엄격한 소아외과 부교수 김도한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물오른 코믹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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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한 돌싱녀 엘 주상욱 (사진=스타엔DB) |
엘 역시 지난 2013년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보여준 납치당해 고통 받는 모습과 달리 능청스러운 연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가고 있어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와 관련 최근 ‘앙큼한 돌싱녀’ 제작발표회에서 엘이 “상욱이 형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친형처럼 의지하고 있다”고 하자 주상욱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엘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다”고 받아치며 극중 ‘남남케미’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극 초반부터 환상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주상욱과 엘이 앞으로도 ‘앙큼한 돌싱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가하면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의 박유천(한태경 역)과 손현주(이동휘 역)는 대통령과 경호원의 색다른 ‘남남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쓰리데이즈’는 대통령 이동휘와 그를 지키려는 경호원 한태경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그려지는 작품이다.
지난 6일 방송된 ‘쓰리데이즈’ 2회에서 한태경은 이동휘가 암살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가 있는 별장으로 향하지만 방송 말미에서 세 번의 총소리가 울려 퍼진 후 대통령 이동휘가 실종돼 극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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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손현주 박유천 (사진=스타엔DB) |
이에 대통령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 충성하는 경호관 한태경과 경호관 역시 자신이 섬겨야 하는 국민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가진 대통령 이동휘의 모습이 어떤 ‘케미’를 선사할지 드라마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배우 손현주와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시작으로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열연하며 아이돌 출신 꼬리표를 잘라낸 박유천의 연기조합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제작사 골든썸픽쳐스 양근모 부사장은 “‘쓰리데이즈’는 남녀의 진한 멜로 외에도 남성 캐릭터들 간의 강한 우정과 의리를 통해 감동을 선사한다”며 “그 중심에는 암살 위기에 놓인 대통령과 가장 충직한 부하임에도 대통령 암살 누명을 쓴 경호관이 놓여 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 속에서 ‘남남케미’가 돋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케미’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남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각각 드라마 속 두 남자 배우들이 극 초반임에도 불구, 미묘한 화학작용을 불러일으키며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이들이 어떤 ‘남남케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돼 안방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이끌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hyein4027@starnnews.com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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