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선출에 있어서 제주, 울산 등 일부지역에 예외조항을 둬 여론조사 비율을 최대 100%까지 허용할 것이냐 또는 현행 당헌·당규대로 원칙 적용할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팽팽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새벽까지 마라톤회의를 했지만 원칙론과 예외론 그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또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비공개 회의에서도 원칙론과 예외론을 각각 주장하는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경선룰 변경을 요구하는 예외론 측은 선거를 앞두고 단기간에 특정인 성향의 당원이 대거 늘어난 점을 들고 있다.
실제 제주에서는 우근민 현 지사가 지난해 11월 1만7000명을 데리고 입당했고, 울산에서는 지난해 9월 한 달에만 6700명의 당원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진차출론에 의해 제주지사 출마 압박을 받아온 원희룡 전 의원은 '당심 왜곡'을 이유로 100% 여론조사 경선이 아니면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친 상태다. 원 전 의원의 차출을 요청해 온 지도부 입장에서 당 경선룰 결정까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원칙론을 주장하는 측은 선거를 앞두고 룰을 바꾼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을 일제히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몽준 의원은 비공개회의에서 "예외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낸 정병국 의원도 "선수는 감독이 정한 룰에 따라 경기를 치르며, 당연히 당헌.당규가 정한 룰을 따를 것"이라면서 "우리는 비전과 정책을 통해 승부함으로써 야권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광주, 전남, 전북 세 곳은 여론조사라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으나 나머지 지역은 안 된다"면서 "룰에 대한 논란은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부산시장 경선에 나선 권철현 전 의원이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함에 따라 지역 상황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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