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전체의 17%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싱글족이 늘면서 그 수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다. 특히 반려동물 산업에 '케어'와 '웰빙'을 접목한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유기동물은 성장하는 반려동물 산업의 어두운 그림자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키울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반려동물을 받는 것을 유기동물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에 동물병원인 이리온의 문재봉 원장이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거를 위한 연재를 한다.
얼마 전 EBS에서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된다'라는 자극적 제목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방송 후 자신들의 개를 너무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개에 대해서 너무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며 반성했다고 한다.
'개와 고양이와 살아가기'에 대한 고민 없이 대부분의 가족들이 반려동물을 입양해 한가족이 됐고, 이후에도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으니 반성할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반려동물과 사람의 언어가 다르다는 인식부터 시작된다. 개와 고양이는 몸짓으로 주로 말을 한다(물론 짖고 야옹거리지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대부분 몸짓으로 표현을 한다(대소변을 하고 싶으면 끙끙 냄새를 맡거나 주변을 빙빙 돌거나 하는 행동을 흔히 볼 것이다). 젖먹이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에 따라 아이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엄마가 인지하는 것처럼 개와 고양이의 행동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문 밖에서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일부 개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계속 짖는다. 낯선 동물이 내 영역에 들어오는 것 같아 방어를 하는 것인데, 가족들은 시끄럽고 이웃에 피해가 되니 짖는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개를 혼낸다. 개는 당연히 할 행동을 했을 뿐인데(칭찬을 받고 싶어할 것이다. 낯선 동물을 쫓아버렸으니!) 가족들이 싫어하고 혼내니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렇듯 서로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는 노력과 반려동물에게 사람과의 의사소통교육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불편하고 불안한 동거만 지속될 것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