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김원준 기자】 일명 납판화(蠟板花)라고 불리는 멸종위기의 희귀식물인 '히어리'(사진)의 대량증식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희귀·소멸위기 유전자원 보존사업의 하나로 지난 2003년부터 한국 특산 히어리의 조직배양 증식기술 개발에 나선 결과, 올해부터 배양묘의 개화가 시작됐다고 1일 밝혔다.
히어리는 이른 봄 잎이 나기 전, 노란 꽃잎이 포도송이처럼 한데 모여 피어나며, 초롱 모양으로 땅을 향해 거꾸로 매달린 모습이 아름다워 관상수로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조직배양 증식기술에 사용된 히어리는 경남 남해 금산과 지리산의 히어리 자생지에서 선발한 것으로, 꽃과 잎 무늬가 아름다워 신품종으로 개발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공학연구팀은 조직배양을 통해 얻어진 어린 식물체를 온실 안에서 순화과정을 거친 데 이어 야외에서 10년 이상의 적응성 시험을 통해 정상적인 생장과 효율적인 대량번식 기술을 체계화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문흥규 산림생명공학과장은 "히어리의 조직배양 증식기술은 10년에 걸친 연구 결실"이라면서 "유전자원의 보존은 물론, 농가 소득용 묘목 보급 및 분재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특산 히어리는 지난 1984년과 1987년 미국으로 유출돼 모리스 수목원 등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현재 육성 중인 히어리 300여그루 묘목을 수목원 등을 통해 보급해 일반인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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