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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그룹주 펀드 운용 달인 정두선 현대자산운용 본부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1 17:47

수정 2014.10.29 00:24

[fn 이사람] 그룹주 펀드 운용 달인 정두선 현대자산운용 본부장

"위기는 곧 기회다. 두려움에 베팅하라."

최근 미국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 중국 신용경색, 엔저, 기업 어닝쇼크 등 대내외 이슈에 국내 증시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체질적인 이익성장을 보이는 숨은 보석 같은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가 있다.

바로 현대자산운용 정두선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이다. 그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대그룹플러스' 펀드를 론칭해 국내 대표 그룹주 펀드로 키운 주인공이다.

"처음 현대그룹주펀드를 출시할 당시 이미 5대 그룹주 펀드도 즐비했고, 리먼브러더스 파산 충격으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FORD) 등 글로벌 1, 2위를 다투던 완성차 기업들이 연이어 구조조정에 나서 시장의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미 과거 5년 동안의 수익률 시뮬레이션을 통해 면밀히 운용성과를 검증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적절한 포트폴리오 교체, 정확한 시장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운용철학을 증명해냈다. 그 결과 현대그룹플러스펀드는 설정 4년여 만에 설정액 1700억원을 돌파하고 누적수익률이 40%에 육박하는 국내 대표 그룹주 펀드로 성장했다.

정 본부장은 내년이면 50세가 된다. 펀드매니저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럼에도 그가 20년 가까이 펀드매니저로 왕성히 활동할 수 있던 원동력은 바로 철저한 자기관리다.

정 본부장은 "아침 5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밤사이 일어난 글로벌 이슈와 해외증시 등을 체크한다. 이어 운용회의, 포트폴리오 운용전략, 종목.섹터 분석, 기업탐방 등을 하고 나면 늦은 밤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상에서도 그는 당일 발생한 각종 이슈나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내일의 '투자플랜'을 미리 세운다. 또 매일 2개 이상의 기업을 새로 분석하고 투자포인트를 정리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신만의 투자원칙과 감을 잃지 않기 위한 그의 방법이다.

그 대신 1주일에 하루 정도는 금융시장과 관계없는 사람과 저녁을 한다. 그는 "때로는 리포트를 읽거나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것보다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생동감 있고 요긴한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가장 힘든 순간으론 1997년 외환위기(IMF 관리체제)와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가는 한국이 외환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데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한국은 기적과 같이 다시 일어났다. 또 세계 소비의 20%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가 파산에 들어갔지만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통해 2년여 만에 다시 일어섰다"면서 "이처럼 과거의 힘든 경험이 다시금 주식시장이 일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어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식시장은 226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의 글로벌 주식시장의 키워드는 미국의 테이퍼링과 유럽의 경기회복으로 본다"며 "한국과 같이 '신흥국 내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국은 언제든지 외국인 투자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은 오히려 좋은 투자기회로 2.4분기 이후 주식시장은 다시 선순환 사이클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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