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권 지자체 후보들 아킬레스건 “20대표심 공략” 파격 행보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2 15:59

수정 2014.10.29 00:14

오는 6·4 지방선거에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20대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여당 예비후보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령인 정몽준 의원(62)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65)는 여의도공원에서 길거리농구를 하거나 유명 아이돌그룹의 춤을 추는 등 20대의 인지도 및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자체 선거에 나온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20대를 겨냥한 이미지 전쟁을 펼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20대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일단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20대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에서 맞서 도전장을 낸 여권 후보들의 행보가 적극적이다.

우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캠프사무소 개소식 때 아이돌그룹 '크레용팝'의 '직렬5기통춤'을 따라하면서 20대 겨냥 행보의 신호탄을 쐈다. 또 자신의 캐릭커쳐로 지지자의 재능기부로 탄생한 '황식이형'을 사용하면서 김 전 총리는 대법관, 감사원장, 총리 등 다년간의 고위공직자 생활을 하면서 굳어진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한층 벗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공직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금요일 밤 홍대를 찾아가서 홍대를 거닐면서 공연팀과 어우러진다거나 젊은층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로 20대 인지도 및 지지도가 앞서나가는 정몽준 의원은 일주일 전부터 청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청바지를 입는 것은 정 의원 자신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최근 정책 비전 발표회에는 머리까지 검게 물들이고 나타났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새누리당 이미지가 아무래도 무거운데 젊은이들 포용할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젊음의 거리인 명동을 일요일 대낮에 찾은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여의도공원에서 평소 친분이 깊은 허재 KCC 감독, 20대 청년들과 농구 게임을 즐겼다. 정 의원은 당시 기자와 만나 "마지막 골은 제가 넣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경기도지사 가운데서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활발히 20대 인지도를 쌓고 있다. 원 의원은 최근 자신의 '먹방(먹는 방송)'이 담긴 동영상과 경기도 31곳 시·군·구를 돌면서 같은 춤을 추는 동영상을 직접 유투브에 올렸다.
원 의원 측 관계자는 "처음에 의원 본인도 난감해했지만 이제 고리타분한 권위의식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공감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지 마케팅을 활용하는 방식은 지지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의 지적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여권 후보들과 20대에서 2배 가까이 지지율 격차로 앞서가고 있기때문에 다른 후보들이 20·30대를 겨냥한 행보를 안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벤트로 지지율이 상승하는 변화는 없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등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이 제시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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