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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따뜻해.. ‘온 어 서니데이’展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9 17:48

수정 2014.10.28 13:18

▲ 최은영 'I'm John'
▲ 최은영 'I'm John'

인간이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는 책은 그림책이다. 가정의 달을 앞둔 따뜻한 봄날, 국내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원화를 한자리에 모은 '온 어 서니데이(on a sunny day)'전이 11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프앤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노인경, 이덕화, 이민희, 이지선, 이현주, 조수진, 최은영, 하수정, 한병호 등 동화작가 9명이 참여했다. 전시장에선 문학동네, 비룡소, 사계절, 시공주니어, 푸른숲 등 5개 출판사가 제공한 그림책을 직접 볼 수도 있다.

■노인경,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일러스트레이션 수업에서 우연히 그림책에 참여한 계기로 일러스트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어려서부터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작가는 주제가 생기면 다양한 이야기를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공감하는 부분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찾아낸다. 지난 2012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기도 했던 작가는 '책청소부 소소' '기차와 물고기' 같은 책을 쓰고 그렸다.

한병호 '수달이 오던 날'
한병호 '수달이 오던 날'

■이덕화, 뽀루뚜아 아저씨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작가는 초당 24프레임을 그려야 하는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한 장의 그림으로도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는 일러스트에 매우 흥미로움을 느끼며 자연스레 일러스트레이터가 됐다.
작가는 디지털 방식보다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한다.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자유롭고 러프하게 그린 낙서 같은 형태의 에스키스들은 책이 완성될 때 많은 참고가 된다. 이덕화 작가는 단편 애니메이션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민희, 라이카는 말했다

작가 이민희의 경우는 그림책의 글 작가로 먼저 데뷔했다. 글을 쓰다보니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 작가는 글을 완성한 후 글의 배경, 캐릭터 등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다양한 자료와 사진을 통하여 완성된 책은 한편의 작은 단편 애니메이션이 되는 것이다. 작가에게 그림책이란 한 권의 그림책 세계를 씨앗부터 가져와 싹을 틔우고 키워 꽃도 피고 열매도 맺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존재라고 한다.

■이지선, 빗방울 방울방울

출판사에서 디자이너로 경험을 쌓던 중 아트디렉팅 일을 하게 되면서 일러스트 작업도 함께 하는 계기가 됐다. 그녀는 사소소한 것들, 한 장의 사진이나 이미지, 문학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미지는 시퀸스 형식으로 연결시켜보거나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 조합해보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그녀만의 이야기 속에 더욱 몰입되게 된다. 이지선 작가는 지난 2010년 CJ 그림책페어 50인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바 있다.

■이현주,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작가는 주로 아크릴을 많이 사용했지만,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부터 색연필과 잉크, 가끔은 수채화를 사용해 작업한다. 인물, 배경, 사물 등 주변을 자세히 살피고 적극적인 눈으로 관찰한 후 하얀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과 수채화, 색연필 그리고 잉크를 통해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작가는 2009년 세계일러스트 거장전 일러스트 공모전과 2012년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 등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조수진, 우진이의 일기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기던 작가는 계원예고를 거쳐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대학 진학 후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 작가는 자연스레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작가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무조건 메모한다. 그 메모들은 주제나 소재별로 분류되고, 그것들이 대략 묶여지면 하나의 이야기가 엮어지고 드디어 한 권의 그림책이 탄생한다.

이덕화 '뽀루뚜아의 품에서 스르르 잠들었어'
이덕화 '뽀루뚜아의 품에서 스르르 잠들었어'


■최은영, I'm John

시각정보디자인을 전공하고 영화 특수효과와 애니메이터의 길을 가던 중 작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깊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흘러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행복했다는 것을 알게됐고, 그 후로부터 두근거리는 설레임과 행복한 마음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엉뚱한 수리점' 'One Day You Will' 같은 책을 쓰고 그렸다.

■하수정, 겨울 숲 엄마 품소리

어린시절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작가에게 그림이란 생각이나 감정을 말보다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감정, 공기, 시간 모든 것이 얽힌 순간을 그림으로 쉽게 뚝딱 그려내는 꿈을 가지고 있는 작가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자료수집과 장소에 가보거나 체험해보기도 한다. 이러한 작가의 노력에 의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겨울 숲 엄마 품소리' '사탕할머니의 요술사탕' 같은 책이 그녀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병호, 수달이 오던 날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1992년 첫 책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 다양한 작업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2세대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는 순수미술 작업활동과 일러스트레이터를 병행한다.
수채화, 과슈, 동판화, 석판화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만들어진 그림은 다양한 텍스트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스타일과 기법을 구사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매력적인 회화 이미지를 접할 수 있게 한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02)725-7114

yuna.kim@fnart.co.kr 김유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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