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찰청 182센터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이모씨(35)는 지난 1979년 6월12일 출생 후 곧바로 시설로 보내졌고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양부모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자라던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낳아주신 어머니가 어떤 분인 지, 본인과 많이 닮았는 지, 왜 입양됐는 지가 궁금해졌다.
이씨는 한국의 입양기관에 문의해 친어머니의 이름과 경기도에 살았다는 기록을 찾아냈다. 그리고 관공서 등 여러 곳을 수소문해봤으나 그때마다 '친어머니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어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지인들로부터 182센터에 대해 전해들은 이씨는 '너무 늦게 찾아서 친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지난 1월 말 182센터 문을 두드렸다.
이씨의 사연을 접수한 182센터는 프로파일링 시스템 검색과 보호시설에 신고된 가족명단 등을 확인해 이씨의 친어머니와 이름이 같은 210명을 확보했다. 이후 병원기록과 시설자료, 주거지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한 달 여 동안 추가 조사를 벌여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어머니 이모씨(59)를 찾아냈다.
'딸이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어머니는 "당시 경기 시흥에서 직장을 다니던 중 미혼모로 출산을 했는데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상의 이유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를 보다 못한 이웃들이 태어난 지 3일 밖에 되지 않은 핏덩이를 시설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딸의 이름도 지어주지 못했고 저에 대한 기록도 제대로 남기지 않아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꿈에도 하지 못했다"며 "딸 생각이 날 때마다 눈물로 달래곤 했는데 이렇게 못난 엄마를 찾아줘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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