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르게 피고 이르게 진 벚꽃이 아쉽긴 하지만 따사로운 봄날은 여전히 나들이 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떨어져버린 벚꽃의 아쉬움을 대신해 조팝꽃과 붓꽃, 팬지, 튤립 및 수많은 봄꽃과야생초들이 거리마다 봄날의 생기를 더해주고 있다.
천천히 걸으며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봄 거리를 감상하는 것은 절로 몸과 마음에 힐링이 된다. 더불어 열심히 걷고 난 뒤 시식하는 음식의 꿀맛은 더욱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먹고 마시고 걸으며 행복한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서울 산책로 및 주변 맛집을 알아보자.
▶청계천 산책로 / 인근 맛집: 구(舊)노(路)포차
서울 도심 한복판인 종로구와 중구를 가로지르는 하천인 청계천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속 쉼터로 자리잡았다. 청계천 산책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청계광장부터 정릉천이 합류되는 고산자교까지 분수와 야외공연장, 옛 빨래터, 신덕왕후의묘지석을 거꾸로 쌓아 만든 다리인 광통교 등 청계팔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청계천 주변의 이색 맛집 중 하나로 석쇠구이전문 프랜차이점 '구(舊)노(路)포차'가 있다. 닭발, 제육, 오돌뼈, 불고기, 꼼장어 등 다양한 석쇠구이 안주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매콤한 찜닭과웨지감자, 우동 사리가 삽자루에 푸짐히 담겨 나오는 '미치겠닭'처럼 압도적인 양을 자랑하는 메뉴들로도 유명하다.
▶강동구 허브천문공원 / 인근 맛집: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바
흔히 볼 수 있는 꽃들뿐만 아니라 포피, 라벤더처럼 우리가 잘 접할 수 없는 허브와 야생화 등 167종 4만 1600여 본의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강동구 허브천문공원이다. 낮에는 넓은 공원을 돌며 많은 식물을 감상할 수 있고 밤이 되면 공원 바닥에 설치된 282개의 별자리 조명이 아름답게 빛나기 때문에 낮과 밤 어느 때든 찾아가도 좋다.
그러나 허브천문공원 인근에는 음식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간단한 간식과 식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인근 맛집 중에선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바'가 가장 눈에 띈다. 조용한 숲 속 같은 자리에 위치해 분위기가 좋고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화덕피자 등 신선한 재료를 쓴 메뉴의 맛도 좋다.
▶부암동탕춘대성 숲길 / 인근 맛집: 퓨전 한식레스토랑 소소한 풍경
경복궁역에서부터 시작해 불광역까지 약 13km, 5시간에 걸친 도심 속 둘레길 코스다. 가벼운 산책보다 단단히 마음먹고 트레킹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길이다.
부암동에 위치한 '소소한 풍경'은 정원이 있는 2층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퓨전 한식레스토랑으로빈티지풍으로 꾸며진 운치 있는 레스토랑의 분위기만큼 식전 죽과 두부 샐러드, 김치 밀전병, 훈제 한방오리구이 등 정갈하고 담백한 요리가 인상적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였던 구암 허준 선생께서는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약으로 몸을 보호하는 것 보다는 음식이 낫고, 음식보다는 걷는 것이 낫다"라고 서술했을 만큼, 우리 몸에 보약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걷기를 따사로운 봄날 산책을 통해 마음껏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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