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6일 밤 경기 파주에 사는 한 시민이 '딸의 카카오스토리에 구조 메시지가 왔다. 배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구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메시지는 부산의 초등학생 김모양(12)이 호기심에 장난 삼아 올린 글이 인터넷 등을 통해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2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이모양의 실명이 포함된 구조요청 메시지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은평구의 중학생 김모군(15)이 단순한 호기심에 언론기사에 댓글로 게시한 것이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괴담 수준의 허위사실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끊임없이 확산돼 현장의 수색·구조작업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실종자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민간 잠수사 수사 착수
경찰청은 방송 인터뷰 및 SNS 등을 통해 "해양경찰이 민간 잠수사들의 구조활동을 막았다"고 주장한 홍모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홍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홍씨가 자신이 주장한 대로 민간 잠수사가 맞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남지방경찰청에 수사 착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날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작업을 막았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라고 했다" "실제 잠수부가 배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홍씨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며 논란이 증폭되자 홍씨는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얘기"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홍씨가 명백히 거짓말을 했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은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홍씨가 실제로 구조 현장에 투입된 적이 있는지, 잠수사 자격이 있는지 등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색작업에 혼란 가중
사고 발생 초기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 '○○와 함께 있다' '식당 안쪽에 있다' 등의 문자메시지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실종자 가족들이 크게 술렁였다. 특히 민간 잠수부가 벽을 사이에 두고 생존자와 이야기했다는 내용은 지금도 인터넷 등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경찰 등이 '악의적인 유포자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나섰지만 '나쁜 손'들의 움직임은 멈출 줄을 모른다. 오히려 '언론은 거짓이다' '정부의 자작극이다'라는 글까지 떠도는 등 시간이 갈수록 글의 내용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인터넷과 SNS에서 '퍼나르기'식으로 유포된 '구조요청' 내용의 문자 4건 등 6건의 문자메시지는 실종자와 무관한 허위 내용이었다. 17일 오전 게시된 한모양 명의의 페이스북 글도 한양이 지난 14일 이후 페이스북에 접속한 사실이 없어 다른 사람이 조작해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김귀찬 수사국장은 "정부부처에서 단속 중임에도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시켜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수사할 계획"이라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행위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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