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객선 침몰 참사]SNS의 빛과 그림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1 17:48

수정 2014.10.28 05:21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인터넷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상반된 모습이 복잡한 세상의 이면을 투영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각종 유언비어를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면서 가뜩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것은 물론 수색·구조작업 등에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인터넷 공간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을 비롯해 SNS를 활용해 실종자들의 빠른 구조를 기원하는 촛불기도회를 열고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도 활발하게 벌이는 등 범 국민적 동참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기도회 등 국민 동참 분위기 이끌어

21일 경찰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트위터 등에는 영어·일본어·중국어·태국어·스페인어 등 전 세계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실종자들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하루에만 수십만건에 달한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촛불행사를 연다'는 글이 하루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안산 초지동 화랑유원지에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한 시민과 학생 등 2000여명이 모여 촛불기도회를 열었고 이날은 서울, 경기 의왕, 전북 익산 등지에서도 개최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생존자 구조와 피해자 지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다. '응답하라 국회의원(www.heycongress.org)'이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검색창에 자신의 지역구를 검색한 후 이름, 전화번호, 청원내용을 적으면 자동으로 해당 국회의원에게 청원서가 이메일로 전달된다. 이날 오전 0시께 문을 연 이 사이트는 5000명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후 2시 현재 3300명가량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 17일 피해자 가족들과 구조를 돕기 위한 인터넷 모금 사이트를 개설했다. 목표금액이 3억원인데 지금까지 6만5000여명이 참여해 1억7000만원 가까이 모였다.

■유언비어 유포로 혼란 가중

이와 반대로 과거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사태나 천안함 사건 등에서 경험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각종 루머나 괴담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보급된 SNS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사고 초기 인터넷 등에서는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 '○○와 함께 있다' ,'식당 안쪽에 있다' 등의 문자 메시지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실종자 가족들이 크게 술렁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퍼나르기' 식으로 유포된 '구조요청' 문자는 모두 거짓이었다. 더구나 처음 글을 게시한 이들 가운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경찰이 '악의적인 유포자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경고했으나 '나쁜 손'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오히려 '언론은 거짓이다' '정부의 자작극이다'는 내용에 이어 '1억원을 주면 민간 잠수부를 동원해 아이를 구조해주겠다' '세월호 침몰은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 때문이다'는 글까지 나돌았다.

특히 민간 잠수사를 사칭한 홍모씨가 지난 18일 방송 인터뷰에서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 작업을 막았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라고 했다","실제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내용은 여전히 인터넷과 SNS를 달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이나 SNS는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유언비어를 없애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실 확인과 함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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