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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낸드플래시 중국 양산시대 열려...3거검 체체 구축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09 14:32

수정 2014.10.28 00:18

【시안(중국)=김홍재 특파원】중국 산시성 시안시를 출발해 남동쪽으로 1시간 가량 달리자 '三星(삼성)'으로 표시된 톨게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 곳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고신개발구내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114만㎡의 부지에 연면적 23만㎡ 규모의 웅장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곳에는 산시성 출신 등 삼성전자 임직원 2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시장보며 반도체 생산 확대"

특히 산시성 정부는 삼성전자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20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완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9일 열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도 산시성 서기 자오쩡융, 산시성 성장 러우친젠,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러우친젠 성장은 이날 축사에서 "삼성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며 "산시성은 앞으로도 삼성과 협력사들의 발전을 지원하며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20개월 전에 이 곳에 첨단공장이 제대로 순조롭게 준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으나 매 분기 진행 속도를 보면서 산시성 및 시안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이 완공됨에 따라 10나노급 '버티컬 낸드(V-NAND) 플래시'제품의 듀얼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V-NAND는 지금까지 단층 구조에 머물던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메모리로 기존 제품에 비해 속도는 2배 이상 빠르면서 소비전력은 절반에 불과해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게 삼성전자측의 설명이다.

권 부회장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자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내에서 낸드플래시 제품을 직접 생산, 공급함으로써 시장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은 300㎜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을 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초기에 수만장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 "제2·3공장 만들고 싶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김기남 사장은 "처음에는 적은 규모로 시작해 시장 상황를 보면서 웨이퍼 생산량을 차츰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V-NAND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개발에 이번에 시안 공장 준공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앞으로 중국의 제2공장, 제3공장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시안 반도체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한국, 중국, 미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를 완료했다. 시스템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그리고 모든 반도체 제품을 생산, 조정하는 한국 등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위한 3개의 거점이 구축된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시안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사들도 글로벌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이미 현지에 진출한 국내 협력사들은 60여개 업체(6000여명)로 향후 100개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후공정(반도체 테스트 및 패키징) 라인까지 완공해 일관생산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과거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가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한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탄생한 시안 공장이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1100여년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안은 지하에 수많은 보물들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지하는 고대보물, 지상은 첨단 보물을 만들어 시안을 보물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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