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대표단이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을 면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FRB 대표단이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것은 현재 FRB를 대표하는 재닛 옐런 의장이 샌프란시스코 연준행장 시절인 2005년에 한국을 방문, 당시 한덕수 부총리와 면담한 이후 9년만의 일이다.
13일 기재부에 따르면 현오석 부총리겸 기재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롬 파웰(Jerome H. Powell) FRB 이사와 존 윌리엄스(John C. Williams) 샌프란시스코 지역 연방준비은행장 등 FRB 대표단과 50분 가량 면담을 했다.
현 부총리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양적완화 축소)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시점에서 방한한 이들 대표단을 반갑게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양측은 한국의 경제상황 및 정책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FRB 대표단은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장 참여를 제고하는 등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에도 상당한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 부총리가 국제회의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진국의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신흥국의 불안이 다시 선진국을 위협하는 '리버스 스필오버(역파급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만큼 이에 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FRB 대표단은 이날 현부총리와의 만남에 앞서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과도 잇따라 면담했다.
한은에선 이주열 총재가 해외출장을 간 관계로 서영경 부총재보, 강태수 부총재보, 김민호 통화정책국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FRB는 우리나라의 카운터파트격인 한은을 매년 한 차례씩 방문, 통화정책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보스턴 지역연준 행장이 다녀간 바 있다. 다만 올해 면담 자리에서도 관례대로 정책협의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에선 신제윤 위원장이 면담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과 전망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금감원과의 만남에선 FRB가 통화정책기능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금감원과 같은 은행감독기능까지 포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의견 등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FRB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핵심기관으로 통화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Fed는 FRB를 비롯해 연방은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방자문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bada@fnnews.com 김승호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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