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가 자본과 권력의 하수인이 된 언론의 모습을 조명했다.
14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 연출 홍석구, 이진서)' 9회에서 강도윤(김강우 분)이 자신의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범인들을 추적하는 가운데 외국자본에 은행을 매각한 후 서동하(정보석 분)가 언론에 브리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미은행은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PAX에게 매각되고 마이클 장(엄기준 분)은 은행 최고 주주가 된다. 은행장 권세일(정원중 분)은 물론 상무 주민호(이승형 분)도 그에게 줄대기에 바빴다. 마이클은 출근하자마자 은행의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부서를 없앤다.
마이클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부서의 통폐합을 진행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서동하는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진행한다. 이에 인터넷 짱돌뉴스의 기자인 길상준(박병은 분)은 브리핑 현장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한참 브리핑을 진행하던 서동하에게 길상준은 "수익률 내는데 급급한 사모펀드에 은행을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냐?"며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졌고, 당황한 서동하는 "질문은 브리핑이 끝난 이후에 받겠다"고 답했다. 길상준의 질문에 브리핑 현장은 술렁거렸다.
길상준은 분노하며 "IMF 때 외국자본에 매각된 은행과 기업들이 어떤 운명을 겪었느냐"며 서동하를 질타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저 기자 누구냐?" "출입기자 맞느냐?" "브리핑을 왜 방해하냐"며 길상준의 행동을 비난했다. 결국 길상준은 브리핑 현장에서 퇴장당했다.
지방언론사 기자 출신인 군소 인터넷 언론사 기자인 길상준은 메이저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무시를 당했다. 냉철하게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자본의 전횡을 비판해야할 언론이 오히려 권력과 자본과 유착한 모습을 보였다.
'골든크로스'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극적인 요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여창용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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