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말뚝테러’ 日극우 정치인 4번째 재판 불출석(종합)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2 12:24

수정 2014.06.02 12:24

위안부 소녀상 등에 '말뚝 테러'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일본의 극우 정치인 스즈키 노부유키(49)에 대한 첫 공판이 네 번째 연기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안호봉 부장판사)은 이날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스즈키의 첫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그의 불출석으로 무산됐다.

스즈키에 대한 공판은 지난해 9월23일, 10월14일, 10월28일에 일정이 잡혔다가 그의 불출석으로 이미 세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재판부는 지난 1월 한국 법정에 설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의미로 일본 법무성에 사법공조 요청서를 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아직까지 사법공조 요청서의 송달 여부가 일본대사관과 본부를 통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스즈키에 대한 입국금지여부와 국내 출입국 현황을 알아봐 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송달 불능'을 이유로 재차 공판기일이 연기되자 법조계에서는 송달이 확인됐는데도 일본 사법당국이 시간을 벌고자 송달보고서를 보내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에도 스즈키가 계속 재판에 불참할 경우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로 진행하는 '궐석재판'이 가능하다. 다만 궐석재판은 공소장과 소환장 전달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확인하는 '송달불능보고서'가 재판부에 접수된 뒤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
스즈키가 관련 서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궐석재판은 불가능해진다.

궐석재판 결과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실제 처벌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재판 결과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면 일본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경화 바람이 거센 일본내 상황에서 일본 사법부가 범죄인 인도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상징적인 기소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즈키는 2012년 6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일본에 있는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도 말뚝테러를 하고 윤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모욕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신아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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