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전국 1만3600개 투표소에서 4일 오전 6시부터 일제히 시작됐다.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은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특히 투표소에는 투표 후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등산복 차림의 유권자들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아침 운동을 나왔다가 투표장을 찾은 가족 단위 유권자들이 많았다.
출마 후보들도 투표를 마친 뒤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투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등산복 차림에 갓 쓰고 투표소 방문
서울 강서구 화곡초등학교에 마련된 화곡본동 제2투표소에는 등산복 차림의 유권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8시께 투표장에는 투표후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등산복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등산복 차림의 지규혁(35)씨는 "내 지역 일꾼을 뽑는 중요한 날인데 투표를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 아니겠느냐"며 "어느 특정 정당 보다 진심으로 지역을 위해 일해 주실 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논산 연산면 제1투표소가 설치된 연산초등학교에는 인근 한학마을 서당 훈장가족이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갓을 쓰고 흰색 도포 차림의 유복엽(75) 큰훈장 등 양지서당 가족 6명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제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당을 나서 투표했다.
■산넘고 강건너 소중한 한표 행사
대청호에 육로가 막혀 '육지 속의 섬'에 사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주민들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배를 타고 군북면 제3투표소인 국원리 마을회관을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폭 1㎞의 대청호를 가로질러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은 이 마을 전체 유권자(42명) 20%인 8명이다.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는 선착장에 승합차를 대기시켜 놓고 이들을 투표소까지 안전하게 수송했다.
이장인 이수길(72) 씨는 "투표소 가는 길이 멀지만, 우리 마을은 선거마다 80%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울산의 유일한 비구니 사찰인 석남사 스님들도 단체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가지산(해발 1240m) 아래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석남사 스님 30여명은 오전 7시께 인근 궁근정 초등학교에 마련된 상북면 제3투표구에서 투표했다.
석남사는 신라 헌덕왕(824년) 때 호국기도를 위해 도의국사에 의해 창건됐으며, 6·25전쟁 때 폐허가 됐다가 1959년 복원됐다.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동포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1동 '고향마을' 주민들도 사1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성안초등학교를 찾아 투표했다.
70대 이상의 고령인 이들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일부 주민을 제외하고 대부분 주권을 행사했다. 이 곳에는 사할린에서 귀국한 동포 710명이 생활하고 있다.
■"진인사 대천명"...후보자도 권리 행사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동작구 사당3동 제6투표소를 찾아 부인 김영명씨와 함께 투표했다. 정 후보는 선관위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한 표씩을 행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지난달 사전 투표를 마쳤다.
세종시장 후보들도 일제히 투표소를 찾아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부인 박재옥씨와 함께 조치원읍 죽림2리 자이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후보도 오전 7시30분 부인 서명숙씨와 함께 유 후보와 같은 장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오전 9시께 청와대 인근 투표소인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를 찾아 한표를 행사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띄면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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