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아트사커’ 프랑스에는 한 가지 비보가 날아들었다. 팀내 ‘에이스’나 다름없는 프랭크 리베리(31, 바이에른 뮌헨)가 시즌 내내 안고 있던 허리 부상이 악화돼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낙마한 것.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사미르 나스리(27, 맨체스터 시티) 또한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뢰블레 군단’의 공격에 한 축을 맡고 있는 카림 벤제마(27,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이번 프랑스 대표팀 최종 엔트리 명단에는 올리비에 지루(28, 아스날), 로익 레미(27,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 있기는 하지만 벤제마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박스 안의 여우’ 벤제마의 기록이 이를 증명해준다. A매치 65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은 벤제마는 지루(26경기 5골), 로미(21경기 4골)의 기록을 압도한다.
또한 우크라이나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3-0 프랑스 승)에서도 벤제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원정경기였던 1차전에서 0-2로 패하면서 월드컵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던 프랑스는 2차전에서 마마두 사코(24, 리버풀)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2골이 더 필요했다.
이 때 물꼬를 튼 선수가 바로 벤제마였다. 벤제마는 요안 카바예(29, 파리 생제르맹)의 슈팅이 굴절 된 것을 골로 마무리지어 팀에 추가골을 안겼다. 벤제마의 골로 기세를 올린 프랑스는 사코의 쐐기골까지 더해 브라질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8살이던 1995년 프랑스 리옹 근교에 있는 브롱 테라일리옹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한 벤제마는 이후 올림피크 리옹 유스팀으로 스카웃돼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리저브팀인 리옹 B(2004-2006년)에서 활약하는 동안 프랑스 16세 이하(U-16) 리그에서 38골을 터뜨리며 천부적인 골 감각을 드러낸 벤제마는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05-2006시즌 처음으로 1군으로 올라와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리옹의 핵심 멤버 마이클 에시앙(32, AC밀란), 플로랑 말루다(34, 트라브존스포르), 에릭 아비달(35, AS모나코)에게도 기죽지 않고 “너희들을 대신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받아친 실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벤제마는 리옹에서 뛰던 5년(2004-2009년)동안 112경기에 출전해 43골을 넣으며 특급 스트라이커로 폭풍 성장했다. 당시 알렉스 퍼거슨(7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벤제마의 능력을 높이 사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 벤제마는 자신의 우상인 지네딘 지단이 있는 레알 마드리드를 택했다.
최근 벤제마는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견인하며 소속팀의 ‘라 데시마’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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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던 벤제마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프랑스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2004년 U-17 대표팀에서 출발한 벤제마는 U-18(2004-2005년), U-19(2005-2006년), U-21(2006-2007년) 대표팀을 거쳐 2007년부터 A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오스트리아와의 유로2008 예선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벤제마는 현재까지 통산 65경기에 출전, 19골을 넣었다. 브라질월드컵 유럽 최종예선에서는 핀란드와의 G조 최종전(3-0 프랑스 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필요할 때 한 방씩 터뜨리며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
4-3-3 포메이션이나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자주 나서는 벤제마는 4-4-2 진영에서는 지루와 함께 투톱 공격수도 가능하다. 벤제마의 가장 큰 장점은 골 냄새를 잘 맡는 것으로,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민첩성과 유연성을 비롯해 동료 선수들과 펼치는 연계 플레이에도 능한 벤제마는 섬세한 볼터치를 바탕으로 한 볼 키핑과 킬패스 능력까지 지녔다.
리베리가 대표팀에서 낙마하며 부담감을 떠안게 된 벤제마가 그의 몫까지 활약을 펼치며 아트사커의 중흥기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elnino8919@starnnews.com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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