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김경민 기자】 "소형 위성으로 1m급 해상도를 구현하겠다고 하면 옛날에는 다들 미친 짓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린 해냈습니다. 그것도 성능은 대형 위성의 80%가량으로 좋고 가격은 20%가량 낮습니다."
최근 대전 쎄트렉아이 본사에서 만난 이성대 쎄트렉아이 부사장(사진)은 그동안의 성과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부사장은 "처음에는 내부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정도로 의문이 많았다"며 "하지만 결국 목표한 것을 성공시키면서 우리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쎄트렉아이는 지난 1990년 국내 최초 소형과학위성 '우리별1호' 개발에 참여했던 주축 멤버들이 합심해 설립한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전문업체다. 회사 특성 탓에 현재 쎄트렉아이 전체 직원 188명 가운데 연구개발(R&D) 인력만 158명에 이른다.
인공위성은 위성위치확인장치(GPS)용, 통신위성용, 방송위성용, 지구관측위성용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쎄트렉아이는 지구관측위성 중 소형위성 전문이다. 세계시장 규모는 2조원대로 추산된다. 이 시장에서 쎄트렉아이는 영국의 SSTL, 프랑스의 에어버스 D&S에 이어 세계 3위 업체다.
이 부사장은 쎄트렉아이의 경쟁력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해상도는 같고 가격은 5분의 1가량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젠 소형위성으로도 대형위성을 쫓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작고, 싸고, 빨리 만들어서 쏴 올리는 위성시장이 우리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은 쎄트렉아이의 이점이다. 이 부사장은 "영상 해상도가 10m에서 1m까지 발전하는 데 24년이 걸렸다"며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아 선뜻 도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1m급 이하 해상도에 대한 개발도 끝나 조만간 공급을 앞두고 있다.
고객사의 재구매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싼 가격에 기대치보다 성능이 좋아 고객만족도가 높다. 재구매율은 현재까지 100%다.
그는 "'한번 고객을 물면 놓지 않는다'는 각오로 일한다"며 "같은 고객에게 같은 위성을 팔아도 몇 년이 지난 뒤엔 가격이 올라가서 이익이 통상 50% 더 나는 셈"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기 힘든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국내 시장의 매출이 1조2000억원대에 이르겠지만 사실상 우리(쎄트렉아이) 시장은 아니다"라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조립·운용 등을 총괄해 위성을 조립한다. 나머지 업체는 모두 부품업자여서 완제품을 파는 우리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 대신 쎄트렉아이는 군 정찰위성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업은 국방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7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다. 쎄트렉아이는 2500억원 규모의 본체 제작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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