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의 고민이 여전히 깊다.
당에선 상대적으로 야권에 어려운 수원 팔달구(수원병) 출마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 팔달에 출마할 경우 자칫 수원 전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 '수원보궐선거에 관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손 고문이 팔달구에 공천을 받으면 수원 3구 전체를 새누리당에 내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고문의 팔달구 전략공천은 경기도지사 2차전 구도를 형성하게 돼 현재 수원에서 가장 강력한 득표 견인력을 갖고 있는 남경필 도지사를 선거판의 선수로 불러들이는 형국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현 경기지사와 전 경기지사의 대결이 된다는 셈이다.
해당 자료는 이같은 이유로 팔달구는 수원출신의 '작은' 후보인 김영진 팔달지역위원장을 내세우면서 판을 축소하는 반면 권선구(수원을)에는 공모를 신청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영통구(수원정)에는 손 고문을 전략공천해 큰 판으로 만들어 팔달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우회전술'을 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즉 권선과 영통 2곳을 확실한 우세지역으로 만들고 그 시너지 효과로 팔달을 이기는 전략이 가장 현실적이란 얘기다.
이는 6·4 지방선거 결과를 근거로 삼고 있다. 경기지사 선거 당시 영통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전 경기지사 후보가 남 지사를 18%포인트 차로 가볍게 따돌렸고 권선에서는 2%포인트로 박빙승리를 거뒀다.
반면 팔달에서는 5%포인트 차로 김 전 후보가 패했다. 시·도의원 선거에서도 영통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압도적 우세를, 권선은 초박빙 승부를 이룬 반면 팔달은 박빙열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손 고문의 원내입성을 견제하는 새정치민주연합 현 지도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손 고문이 야권에 힘든 지역에 나가 수원 전체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손 고문의 정치적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지도부의 의중도 담겨있다는 해석이 당내에서 잇따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관계자는 "팔달에 나가 당선이 안되거나 당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아예 출마를 포기하거나 어느쪽으로 가도 손 고문의 미래가 밝진 않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팔달에서 승리해 원내에 진입해도 이 과정에서 손 고문 측근들이 공천을 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손 고문의 손발이 모두 잘리게 될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손 고문이 원내에 들어와도 세력 확장성이 없기 때문에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손 고문의 영향력은 그리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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