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용의 '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질'이다. 6월 여성 고용률은 50~54세 연령층에서 상승폭(1.9%포인트)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세태를 반영,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기혼 여성 취업자는 고용률이 되레 낮아졌다. 가사와 육아 때문이다. 통계는 육아를 위해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35~39세 여성이 1만4000명, 40~44세 여성은 2만3000명 늘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 지식과 실력을 갖추고도 일터를 떠나는 여성 근로자가 아직 적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50대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일은 단순·저임에 비정규직의 노동이 대부분이다. 고도의 전문 지식이나 업무 능력을 발휘하면서 높은 대가를 받는 일보다는 가사 도우미·판매 보조 등처럼 고되고 힘든 일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얘기다. 베이비 붐 세대인 50대 여성은 또 가장의 실직 또는 창업 실패 등에서 오는 경제적 어려움을 덜기 위해 취업 전선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생계 대책이 급하다 보니 고용의 질을 따지기 전에 자리부터 구해 놓고 보려는 구직자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여건에서 얻어지는 일들이 '반듯한' 일자리와 거리가 멀다는 것쯤은 누구든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법이다.
30~40대의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보다 50대 기혼 여성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취업 기회 확대의 초점이 맞춰져야 옳다. 허드렛일이 많이 늘어난다고 취업난이 다 풀리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안심하거나 생색을 내려해서는 안 될 일이다. 고부가가치의 일, 안정적이고 창조적인 일자리를 늘리는 데 정부와 기업들은 더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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