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미래형 전기차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에너지솔루션.소재 계열사인 삼성SDI는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공급하거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독일의 BMW, 폭스바겐, 인도 마힌드라, 미국의 크라이슬러, 포드 등 5∼6개 글로벌 완성차 그룹에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공급하거나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BMW의 전기차 i3, i8에 이어 앞으로 개발될 하이브리드 모델(HEV)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협약을 하기도 했다.
BMW 공급물량은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이와 함께 폭스바겐도 중형세단인 D세그먼트 전기차에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이미 삼성SDI 배터리 사용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드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종의 기존 납축배터리 대신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여기에다 유럽.북미에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과 중국 현지 업체로의 공급 추진 등을 감안한다면 삼성SDI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총 10건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이란 특성상 공급업체에서 납품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삼성SDI가 추가로 진행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프로젝트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삼성SDI의 전기차 사업 확대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초 모바일기기 분야 전시회 중 하나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제쳐놓고 독일로 날아가 BMW 그룹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회장을 만난 일화로 유명하다. 또 전기차 사업 역량 강화와 함께 지난해에만도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CEO,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이 부회장은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인맥은 폭스바겐, 포르셰, 포드, 크라이슬러와의 공급 추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가 검토 중인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사업도 이 부회장과 무관치 않다.
이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현지 유력인사와도 교분이 두텁다. 최근 시 주석 방한 때는 직접 의전까지 했다.삼성SDI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며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친환경차 보급 확대정책을 펼치고 있어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배터리 업체 간의 경쟁도 매우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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