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프란치스코 성지 순례길’을 만들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12 17:12

수정 2014.10.24 11:54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4~18일 4박 5일간 한국을 찾는다. 작년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해외 나들이는 이번이 세 번째다.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순교자 124위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는 게 주목적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첫 방한(1984년) 이후 30년 만의 경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적인 슈퍼스타다.
그의 말과 행동에 지구촌이 들썩거린다.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의 보호자를 자처한다. 그 역시 철도노동자를 아버지로 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금융위기 이후 오랜 불황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교황은 위로의 샘이다.

교황은 가는 곳마다 선물을 베푼다. 그 선물은 '프란치스코 효과'다. 작년 3월 바티칸 베드로광장 즉위식 때는 100만명 넘는 인파가 몰려 인근 숙박업자들이 환호했다. 지난해 7월 브라질 세계청년대회엔 400만명 가까이 모였다. 이번 방한에도 수십만, 수백만명이 교황을 보기 위해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활성화 측면에서 교황의 방한은 단비다. 교황은 방한 기간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다. 교황의 위로가 축 처진 소비심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230년 전통을 이어온 한국 천주교는 무수히 많은 순교자를 배출했다. 요한바오로 2세는 103위 복자를 성인품에 올렸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순교자 124위를 복자품에 올린다. 그런 만큼 국내엔 천주교 성지가 즐비하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솔뫼·서소문·해미성지를 차례로 방문한다.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새남터, 충북 진천의 배티, 경기 광주의 천진암에도 국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성지는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다. 교황 방문을 계기로 이들 성지를 세계적인 순례지로 조성하면 좋겠다.

가톨릭 2000년 역사를 가진 유럽에도 성지가 많다. 프랑스엔 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루르드가 있고 이탈리아엔 프란치스코 성인의 탄생지인 아시시가 전 세계 순례자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순례길)는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길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한국은 성지 천국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카미노 데 코레아(한국 순례길)를 꾸밀 수 있다.

한국 천주교는 '일어나 비추어라'는 이사야서 말씀을 이번 행사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나아가 한국 경제에도 큰 힘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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