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자산운용 관련 규제 완화, 장기보유 및 연금화 유도를 위한 정책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개인연금(31.1%)과 퇴직연금(14.5%) 가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들 사적연금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동수 금융경제연구부장은 13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8년 14%에서 2040년에는 32.3%로 크게 증가한다.
하지만 1955년부터 1963년도에 태어난 소위 베이비붐 세대의 국민·개인·퇴직연금 가입율은 2011년 기준으로 27.6%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말 현재 2074만명이 가입해 가입률이 가장 높은 국민연금 조차도 소득대체율(40년 가입 기준)이 2008년 50%에서 2028년에는 40%로 낮아진다. 특히 장기재정추계 결과 국민연금기금은 2060년이면 바닥을 드러낸다.
그만큼 사적연금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동수 부장은 "퇴직연금의 경우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은 가입률이 낮고 자영업자들은 가입하지 않은 등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면서 "중도에 해지하거나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경우도 보편화돼 있어 연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퇴직연금 도입률은 대기업이 91.3%로 높은 반면 중소기업(15.9%)과 영세사업장(14.5%)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의 경우 퇴직연금 수급자 중 일시금 수령은 전체의 99%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개인연금 계약유지율도 10차년도가 되면 52.4%로 떨어져 절반 가량은 10년도 안돼 해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현재의 퇴직금제도를 퇴직연금제도로 일원화해 모든 사업장이 퇴직연금을 의무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기존의 계약형 외에도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 근로자 참여 확대와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퇴직연금 자산 운용을 도모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금형 제도는 사용자(회사)와 근로자가 별도의 수탁자(수탁기금)를 지정하는 것으로 기금운용위원회로 불리는 수탁자 이사회는 기금운용은 자산운용사에, 보관관리는 자산관리회사에 각각 위탁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시범 도입도 아이디어로 나왔다.
강 부장은 "개인연금 운용수수료를 할인하거나 연금담보대출을 활성화시키는 등 사적연금을 장기 보유하고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연금가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강화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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