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124위 시복미사에는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이 눈에 띄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한복 차림의 성모 마리아상이다.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은 성모 마리아상은 복건을 쓴 아기예수를 안고 채 미소를 띠고 있다. 제대 한 켠에 놓인 '한국사도의 모후상'은 어린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내어주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한국관구 수녀가 조각했다.
교황이 앉는 의자엔 태극기가 숨어 있다. 이번 시복식에서 교황이 사용한 의자엔 태극기 네 모서리에 그려진 '건·곤·감·리' 4괘를 새겨졌다. 천주교 측은 '건곤감리가 의미하는 하늘·땅·물·불이 모두 하나님의 조화'라는 카톨릭 정신을 담아낸 것이라 설명했다.
교황을 비롯한 주교단이 입는 제의에도 한국적 아름다움이 담겼다. 제의 속 십자가가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표현됐는데 이는 고통의 십자가가 아닌 영광과 찬미의 십자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hkim@fnnews.com 김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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