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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한미재무학회 국제금융컨퍼런스] “가족기업의 기업가 정신, 韓경제 고도성장 원동력”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1 17:05

수정 2014.10.23 21:32

데이비드 립 싱가포르대학 교수
데이비드 립 싱가포르대학 교수

【 하와이(미국)=예병정 기자】 "한국 경제와 기업의 고도성장에는 가족기업의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가족기업 전문가인 데이비드 립 싱가포르대학 교수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하와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파이낸셜뉴스/한미재무학회 국제금융컨퍼런스(FN/KAFA International Finance Conference)'에서 "한국의 재벌과 같은 가족기업이 아시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족기업은 가족에 의해 소유.경영되는 기업을 의미하며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족기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립 교수는 최근 가족기업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전문 경영인 기업의 몰락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가족기업은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닌 수백년 전부터 기업의 한 형태로 존재했다"며 "최근에 주목을 받는 것은 금융위기 등으로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들은 위기에 처하는 것에 반해 가족 기업은 수십, 수백년을 이어가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그 비결에 대해 궁금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설명하면서 립 교수가 언급한 기업이 제너럴일렉트릭(GE) 부진이다. GE는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에디슨전기회사와 톰슨휴스턴전기가 합병해 1882년 태어난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GE는 전문 경영인을 후계자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끊임없는 성장세를 이어와 많은 기업들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계열사 GE캐피털이 타격을 입으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최근에는 기업의 모태와도 같은 가전사업까지 매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이 부진을 보인 반면에 가족 기업의 생존이 가능한 이유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립 교수는 "가족기업의 오너는 자신이 이끄는 기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일종의 주인의식이 무척 강하다"며 "이런 주인의식과 기업가 정신이 결합하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너의 지나친 주인의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립 교수는 "지나친 주인의식으로 자신감이 커지게 되면 마치 기업을 개인의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등의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업가 정신이 가족기업에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업 승계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기업의 특성상 오너에 권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오너로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시대와 시기에 적합한 오너를 찾기 위해 폭넓게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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