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극장가에는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38년 만에 9월 초에 찾아온 이른 추석으로 기존 흥행작과 추석을 겨냥한 신작들의 상영이 겹친 덕분이다. 신작들의 관객몰이에는 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대체휴일제 적용으로 평소보다 긴 연휴를 맞는 관객에겐 그저 즐거운 고민일 뿐이다.
■신작 vs. 기존 흥행작
'타짜:신의 손'과 '두근두근 내인생'. 추석을 맞아 지난 3일 개봉한 한국 영화다. 이미 입소문으로 기대감을 잔뜩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타짜:신의 손'은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 두번째 시리즈. 전편의 주인공 '고니'의 조카로 설정된 주인공 '대길'이 도박판에 뛰어들면서 '초짜'에서 '타짜'로, 결국은 '신의 손'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담았다. 대길 역은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의 최승현이 맡았고 신세경, 김윤식, 유해진, 곽도원, 이하늬 등이 출연한다. 18세 이상 관람가.
'두근두근 내인생'은 17세에 아이를 가져 갑작스레 부모가 됐지만 선천성 조로증 때문에 16세인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과 가장 어린 부모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어린 부모 역으로 강동원과 송혜교가 호흡을 맞췄다. 슬픈 이야기지만 신파와 억지 눈물을 최대한 줄여 명절에 모인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가족영화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12세 이상 관람가.
'명량'과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 기존 인기작 상영도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다. 개봉한 지 이미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화한 '명량'은 이미 누적 관객수 17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7월 30일 개봉한 이래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 역대 최단 1000만 돌파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명량'이 이번 추석 연휴에도 새로운 기록을 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5세 이상 관람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현재 누적 관객 700만명을 끌어모으며 '명량'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조선 건국을 앞두고 벌어진 국새 강탈 사건을 다룬 코믹 액션 영화인 '해적'은 곳곳에 배치한 웃음 코드가 폭발하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이번 추석 연휴가 더욱 기대되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루시 vs. 스텝업 vs. 닌자터틀
외화는 지난 3일 동시 개봉한 '루시' '스텝업:올인' '닌자터틀' 등 3편이 관객몰이에 나선다.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루시'는 배우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릿 요핸슨)가 어느 날 지하세계에서 극악무도하기로 유명한 미스터 장(최민식 분)에게 납치돼 강력한 합성약물을 강제로 몸속에 넣은 채 끌려가는 운반책으로 쓰이게 된다. 이동 중 루시는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으로 인해 몸속 약물이 체내로 퍼지게 되는데 이때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체내의 모든 감각이 깨어나고 뇌 사용영역이 점차 확장되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괴력을 발휘하는 것. 악역으로 분한 최민식의 카리스마 넘치는 분노 연기가 볼만하다는 평가다. 19세 이상 관람가.
'스텝업:올인'은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스텝업'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이자 완결편이다. 플래시몹으로 유튜브를 강타하며 로스앤젤레스(LA)로 진출한 주인공 션과 크루들. 하지만 할리우드의 높은 벽에 부딪혀 도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방황하던 션은 세계 최고의 쇼 배틀 '더 보텍스'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 파트너 무스를 찾아가고 새로운 팀 '엘레멘트릭스'를 결성, 대회에 출전한다. 기존 시리즈의 완결편인 만큼 더욱 화려해진 안무와 음악을 기대할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닌자터틀'은 범죄가 난무하는 뉴욕을 구하기 위해 나선 닌자터틀 사총사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이미 오래전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닌자거북이'가 최첨단 컴퓨터그래픽 옷을 입고 더욱 화려해진 액션으로 돌아왔다.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제작을 맡고 배우 메간 폭스가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전체 관람가.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 About Movie 어린이
어린이에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긴 연휴, 자녀와 함께하는 극장 나들이는 어떨까.
아이들을 사로잡을 흥미진진한 애니메이션이 4일 추석 연휴를 겨냥해 한꺼번에 개봉했다.
3차원(3D) 애니메이션 영화 '마야'는 TV 시리즈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던 '꿀벌 마야의 모험'을 원작으로 한 작품. 지난 1912년 아동문학의 거장 발데마르 본젤스에 의해 어린이 동화로 소개된 후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고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후에는 160여개국에서 장기간 방영되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개봉한 '마야'는 100년 넘게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의 첫 3D 극장판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기심 넘치는 꿀벌 마야의 모험을 담은 영화는 이전 TV 시리즈와 차별화된 영상과 화려한 색감, 입체감이 돋보이는 3D효과 등을 통해 각종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해 어린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쿰바:반쪽무늬 얼룩말의 대모험'은 얼룩무늬가 몸의 반쪽밖에 없이 태어난 얼룩말 쿰바가 완벽한 얼룩말이 되기 위해 마법의 연못을 찾아 떠나면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친구들을 만나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는 쿰바의 이야기는 '다르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것'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특히 '쿰바'는 관객에게 아프리카 동물들의 실제 모습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오는 19일까지 '쿰바'를 3인 이상 관람한 관객이 서울동물원 입장 시 영화 표를 매표소에 제출하면 3명까지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캐릭터 도라에몽도 극장판으로 어린이 팬을 만난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진구의 아프리카 모험:베코와 5인의 탐험대'에서 진구와 친구들은 도라에몽과 우연히 공터에서 만난 강아지 베코와 함께 아프리카 대륙 강아지왕국으로 모험을 떠난다. 정글 생초보인 도라에몽과 친구들이 과연 탐험을 무사히 끝낼 수 있는지는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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