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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뒤(시간외 대량매매) 주가 급락? 사두면 오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4 17:51

수정 2014.09.04 17:51

블록딜 뒤(시간외 대량매매) 주가 급락? 사두면 오른다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을 때 오히려 주식을 매수하는 편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딜로 인해 주가가 출렁였던 상장사들의 주가가 블록딜 이후 오히려 재급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둔 이들이 공매도에 나서고 이후 숏커버링에 나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는 지난 7월 10일 골드만삭스에 보유 중인 자사주 1291만1298주 가운데 75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총 2973억7500만원(주당 3만9650원)에 처분했다.

파라다이스가 자사주를 골드만삭스에 매각한 이유는 운영자금 확보 때문이다. 회사 측은 "단 일부 인수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딜은 통상 시장에 충격을 덜 주면서 많은 지분을 한꺼번에 팔 때 이용한다. 한목에 매도물량이 쏟아지면 수급논리에 따라 장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록딜 소식은 시장에서 호재보다는 악재로 읽힌다. 회사의 기업가치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판단 아래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는 것이라는 의구심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파라다이스 주가 역시 블록딜 소식이 알려진 이후 12거래일 만에 17%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 회사가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 감소한 295억2800만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뿐 이후 파라다이스 주가는 3·4분기 호실적 전망과 더불어 다시 급등, 한때 4만원대를 재차 회복하기도 했다.

이는 파라다이스만의 사례가 아니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29일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 보유지분 5.33%(121만5291주) 전량을 블록딜로 매각했다.

매각가는 전날 종가에 비해 할인된 가격으로 이를 매수한 기관투자가들이 가격 차에 따른 이익을 노리고 물량을 시장에 내놓은 탓에 주가가 일시에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8월 20일 CJ대한통운은 연중 최고가를 찍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6월 18일 정책금융공사는 보유 중이던 SK하이닉스 주식 393만7095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잠심 출렁였지만 7월 17일 연중 최고가(5만2400원)를 경신했다. 삼성생명 역시 6월 20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보유 중인 주식 500만주(2.5%)를 블록딜로 매각했지만 8월 25일 10만95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블록딜은 장외에서 거래돼 시장 수급에는 영향이 없음에도 주가가 출렁이는 것은 기관투자가의 단타 식 차익실현도 있지만 블록딜 소식에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딜을 중개하는 증권사 등을 통해 블록딜 소식이 은연 중에 알려지고 이를 입수한 쪽에서 주가가 하락하기 전 공매도를 친다"며 "뒤늦게 블록딜 소식을 전해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이를 싼값에 사들여 주식을 갚는 숏커버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기업가치와 무관한 블록딜 이슈로 주가가 하락할 때는 보유한 주식을 팔기보다는 오히려 주식을 매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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