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가 주류업계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 홍대에서 잘 팔려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지역에서 1등 소주인 무학의 '좋은데이'는 지난해 서울시장 진출과 함께 주요 공략지 중 하나로 홍대를 지목했다. 지난 1년간 홍대 주류 상점을 상대로 하는 1대 1 로드 마케팅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조금씩 쌓고 있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류업체들의 '테스트베드' 시장으로 홍대가 떠오르고 있다. 클럽 문화를 주도하는 홍대 상권은 그동안 보드카, 데킬라, 수입맥주 등 다양한 글로벌 주류업체가 시장을 대거 점령해왔다. 홍대는 '수입주류 전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홍대에서 성공하면 프리미엄 주류로 인정된다는 인식까지 생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소주 및 맥주 업체까지 자체 브랜드로 홍대 상권을 탈환하기 위해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홍대 상권에서 열세였던 롯데주류,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이 올 들어 홍대 상권 탈환을 위해 나서고 있다. 문화거리인 홍대의 거리에 어울리는 미술전 및 클럽파티 등 다양한 주류 마케팅도 활발하다. 홍대는 최근 버스커(거리음악인)와 거리미술가의 활동이 급증하면서 국내외 젊은 관광객이 급증한 것이 요인이다.
오비맥주는 국내 1위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카프리'를 통해 이달 초까지 서울 홍대 거리 일대에서 거리미술전에 참여했다. 카프리 대학생 아트 서포터즈 14명은 홍대 신축 기숙사 외벽과 홍대 인근 '걷고싶은거리' 등 2곳에 카프리를 상징하는 황금색 병과 도시의 다양한 이미지를 중심으로 대형 벽화를 직접 그렸다. 오비맥주는 또 '카스' 주관으로 홍대 클럽 엠투(M2)에서 백 투 스쿨(Back 2 School)을 주제로 '카스 톡 파티'를 지난달 말 개최했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와 함께하는 '파티 온 더 클라우드'를 지난 6월 홍대 파티장인 '크림'에서 가졌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11일 마포구 서교동 '한신포차' 홍대점에서 '포항 소맥 이모'로 불리는 함순복씨와 함께 '소맥 제조 아카데미'도 개최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소맥이 많은 소비자가 술자리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라는 점에 착안, '포항 소맥 이모'와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의리남' 김보성과 소주 최초 팝업스토어인 이슬포차를 지난달 홍대에 열었다. '참이스으리데이'라는 콘셉트로 고객과 함께 팬미팅 시간을 가졌다.
국내 맥주회사들의 홍대시장 공략에서 딜레마도 있다. 아사히, 기린, 등 홍대시장을 장악한 주요 수입맥주의 국내 영업권을 이들 국내 맥주회사가 갖고 있기 때문.
오비맥주는 라이선스 생산방식을 통해 호가든, 버드와이저를 생산하고 있고 버드 아이스,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레페 브라운, 레페 블론드, 산토리 프리미엄 몰트 등은 직접수입 방식으로 들여와 팔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이치방, 크로넨버그 1664, 싱하를 수입한다. 하이트진로는 한국에서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인 기린 이치방을 아사히맥주 못지않은 브랜드로 키우려고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기린 이치방 가든'을 오픈했다.
계열사인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한 간접수입 방식으로 아사히 등 해외맥주를 들여오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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