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신·변종 진화..'음지의 性' 더 기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1 17:39

수정 2014.09.21 22:35

성매매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23일로 만 10년이 되지만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 근절과 피해 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해 종전의 윤락행위방지법을 대신해 지난 2004년 도입됐다. 그러나 성매매가 줄어들기는커녕 해외 원정 성매매나 신·변종 영업으로 진화하면서 단속의 손길을 피하고 있다.

■성매매 사범 연간 3만2000명2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2004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적발된 성매매사범은 33만2100명에 달한다. 연간 평균 3만2000여명, 하루에 85명꼴로 성매매사범이 적발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적발된 성매매사범이 7만6400여명으로 예년의 2.3배에 달했다. 지난 10여년간 재판에 넘겨진 성매매사범도 7만6555명에 달한다.

특히 성매매 영업이 신·변종으로 진화하면서 단속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 등에서 '○○휴게텔' '○○마사지'라는 상호로 성매매 영업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업자들이 인터넷 카페로 회원을 관리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조건만남을 통한 1대 1 성매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키스방·성인PC방·변태마사지·유리방·대딸방 등 신·변종 성매매 업소 적발건수는 지난 2010년 2068건에서 2013년 4706건으로 3년 새 2.3배 증가했다.

지난해 적발건수는 변태마사지가 1757건(37.3%)으로 가장 많고 대딸방·인형체험·귀청소방·립카페·개별성매매 930건(19.8%), 키스방 584건(12.4%), 성인PC방 354건(7.5%)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 말까지 3620건이 적발됐다.

■성매매 신.변종 영업으로 진화

A씨는 지난해 5~8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일명 키스방을 운영하며 16세와 17세 청소년 2명을 고용했다. 손님들로부터 1시간에 6만~7만원을 받고 영업하던 A씨는 불법행위(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학 강사인 B씨는 2012년 5월 휴대폰 채팅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여고생인 C양을 알게 됐다. B씨는 C양에게 "요구를 들어주면 매달 용돈을 주고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제안했고 모텔 등지에서 몇 차례 성관계를 했다. 하지만 B씨는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고 C양이 "돈도 필요없고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하자 학교로 찾아가겠다고 협박했다.
C양의 신고로 청소년보호법 위반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B씨는 서울북부지법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받고 존스쿨(성매수자 교육프로그램) 교육 80시간 수강 명령 처분을 받았다.

남 의원은 "신·변종 성매매 알선은 대부분 법망을 피해 허가·등록·신고 등의 필요가 없는 자유업종에서 발생한다"며 "이들 업종은 행정처분의 근거가 없는 '사각지대'로 업주가 형사처벌을 받아도 사업주 명의만 바꿔 영업을 계속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황은영 여성아동조사부 부장검사는 "과거 '집창촌'으로 표현되는 집결지가 사라진 뒤 새 법을 제정 및 개정하고 단속을 꾸준히 하고 있는 데도 신·변종 성매매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1대 1 성매매나 청소년들이 성매매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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