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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아시안게임] '통풍의 고통' 극복한 은메달리스트 민리홍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7 14:12

수정 2014.09.27 14:12

27일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컴파운드 양궁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민리홍(23·현대제철)은 지독한 시련을 극복한 선수다.

리커브 선수로 활동하던 민리홍은 중학생 시절부터 앓은 통풍이 악화해 성인 엘리트로 성장하고 나서 은퇴 위기에 몰렸다.

민리홍은 불과 4년 전인 2010년까지도 목발에 의존하지 않으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고생했다.

통풍은 관절에 염증을 유발해 극심한 고통을 주는 까닭에 사람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다.

민리홍이 겪은 통증은 옷을 스스로 입고 벗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아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손가락으로 시위를 잡아당겼다가 놓는 식으로 화살을 발사하는 생업인 리커브 선수로서 더는 활동할 수 없었다.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할 상황에 이른 민리홍은 소속 실업팀인 현대제철 감독의 권유에 따라 컴파운드 양궁으로 전향했다.

활을 계속 쏠 수 있게 돼 마음의 고통을 덜자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통풍의 발병 빈도도 낮아졌다.


민리홍은 "컴파운드 양궁은 나에게 새 출발, 새 기회, 새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활을 바꾼 뒤 2011년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선수권대회 혼성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통풍 발병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작년에는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민리홍은 올해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에서 김윤희(하이트진로)와 함께 혼성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컴파운드 선수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에서 시상대에 선 것은 민리홍이 처음이었다.

민리홍은 상승세를 몰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내심 개인, 단체전 2관왕을 노렸으나 금메달은 불발했다.

개인전 8강전에서 145점을 쐈으나 '10점 기계'로 불리는 에바디 에스마일(이란)이 149점(만점 150)을 쏘는 통에 탈락했다.

단체전 결승전에서 최용희(현대제철), 양영호(중원대)와 호흡을 맞췄으나 인도에 225-227로 석패했다.


민리홍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전혀 사기가 꺾이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가 컴파운드를 알릴 기회"라며 "이제 시작이니까 정점에 오를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컴파운드 양궁이 올림픽에도 편입하는 날이 오면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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