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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 유니버설디자인 부문 국토교통부 장관상/부산시-범죄예방환경디자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8 18:00

수정 2014.09.28 18:00

부산 북구 구포2동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이 적용된 안심길. 밤늦은 시간 길을 묻는 외부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구명역으로 가는 알림판이 부착돼 있다.
부산 북구 구포2동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이 적용된 안심길. 밤늦은 시간 길을 묻는 외부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구명역으로 가는 알림판이 부착돼 있다.

부산 서구 남부민2동 일대에는 바닥에 핑크색 페인트로 표시된 선이 골목길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이 길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안심길'이다. 과거 외지고 어두컴컴해 범죄다발구역으로 꼽혔던 이곳에는 이제 안심벨과 반사경, 방범구조물 등이 갖춰져 주민들은 마음 놓고 걸을 수 있게 됐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사상구 모라1동에는 노란색 안심선이, 서구 감천2동은 오렌지색이, 북구 구포2동에는 연두색 안심선이 놓여 있다. 부산시는 이들 지역 4곳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셉테드·CPTED)'을 적용한 것이다.

■저비용으로 차별화된 디자인

올해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유니버설디자인 부문)을 받은 부산시의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시범사업은 부산지역의 주요 범죄다발 지역 4곳을 안심길로 조성한 사업으로, 비용을 적게 들였음에도 효과가 크고 차별화된 디자인이 체계적으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에서는 각종 재난·범죄 등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예방대책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지능화·다양화되는 범죄에 대한 예방활동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면서 2012년 8월 셉테드 연구 워킹그룹 운영을 시작으로 도시 및 환경디자인 관련 포럼 개최, '안전한 부산 만들기' 선포식 및 관계자 워크숍을 개최했다. 각종 건축 및 디자인 심의 시 기준으로 사용하기 위해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부산광역시 도시디자인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반 행정적인 여건도 조성했다.

이번 사업은 전문가 그룹의 연구활동과 가이드라인 및 조례 제정 등을 바탕으로 실제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관할 경찰서와 협의해 범죄발생 빈도가 높은 서민주거 밀집 지역 4곳을 선정해 시행한 부산시 최초의 시범사업이다. 사업 완료 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주민들은 만족도는 63% 향상됐고 두려움은 58.5% 감소했으며 지역에 대한 애착도는 43.7% 증가했다고 답변했다. 시 관계자는 "적은 예산으로 시행한 셉테드 사업의 효과는 분명했다"며 "몰려드는 인파로 범죄 사각지대에 놓인 여름철 해안가부터 산복도로변의 들쭉날쭉 위험하고 음침한 주택가까지 범죄에 무방비 상태였던 도시의 골목길 곳곳이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구부창문 등 아이디어 훌륭"

심사위원단도 이번 사업이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각각의 지역적 해법으로 푼 훌륭한 사례로 평가했다. 실제로 각 지역에 맞춘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감천2동의 경우, 인근 학생들이 미용실 등 와이파이(wifi)가 되는 곳에 몰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공간을 와이파이 존으로 마련했다. 또 알록달록한 지붕으로 독특한 풍광을 자아내는 감천문화마을과 가깝다는 점에서 오렌지색을 안심길의 기본색으로 정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모라1동에는 퇴근길목에 위치한 노후된 전통시장에 밤 시간 동안 시장상점 조명이 설치됐다. 주민들의 안심 귀가길을 조성해주기 위해서다.

남부민2동은 좁고 밤길이 위험했던 곳을 밝은 핑크빛으로 꾸미는 한편 바닥 외벽 등을 통해 밝게 조성했다.

유일한 평지였던 구포2의 경우 구포역과 구명역 사이의 취약주거지역을 대상으로 외부통행 인구로 인한 외부침입범죄 방지 및 길찾기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밤늦은 시간 길을 묻는 외부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역사로 가는 방향성을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시각적 인지성을 디자인으로 개선한 것 외에도 범죄심리를 고려, 골목길 벽면에 개구부창문 등을 삽입한 디자인적 아이디어가 높이 평가됐다. 심사위원들은 "외벽이 많은 곳에 범죄심리를 고려해 조명 게시판과 창문디자인에 신경쓰는 한편 꺾이는 길 볼록거울 디자인도 각각 차별화 하는 세심함도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서병수 부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수상소감/"도시안전은 시민행복의 기본조건"

2014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에서 우리 부산광역시가 유니버설디자인 부문에서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시범사업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공동주최하신 국토교통부와 파이낸셜뉴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이 더 큰 발전 이루기를 바라며 지속가능하고 수준 높은 국토 도시 디자인을 적극 선도해주기를 바랍니다.

도시안전은 시민 행복의 기본 조건입니다. 재해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도시가 시민에게 행복한 삶을 선사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부산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원칙과 기본이 살아있는 안전한 부산'을 민선6기 주요 정책에 포함시켜 선진국 수준의 비상관리시스템 확립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서민주거 밀집지역 4곳을 선정하여 범죄기회를 제거 또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함으로써 범죄발생 및 시민 불안감을 저감시키기 위한 다양한 셉테드 전략 아래 지역주민, 경찰청, 치안센터, 교육청 등 다양한 관련 주체의 유기적 협력과 의견 수렴을 거쳐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반영된 지역맞춤형 문제해결 방안을 도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보행자의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해 벽화를 그리는 대신에 골목길 곳곳에 '부산시 도시색채 기본계획'을 참고해 색을 입힘으로써 골목길을 넓고 깨끗하게 보이도록 하였고, 주민 설문조사 결과, 보행자의 불안감이 가장 높은 지점에는 가로등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탑재한 게시판'을 설치하여 주민들이 직접 사용하도록 배려하면서 거리 활성화를 유도하였으며 높은 담장을 허물고 반사경을 설치해 보행자의 가시 범위를 넓히는 등 안전한 셉테드 안심길로 탈바꿈 하였습니다.

그 결과 마을 분위기가 한결 밝아지고 지역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도 상당히 커졌습니다. 사업 후 주민 설문조사 결과 사업만족도가 63%까지 향상되는 등 예산 대비 사업효과가 분명하다는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올해에도 부산시는 범죄 발생 및 신고 건수가 높은 우범지역과 주거환경취약지역, 노인·여성·어린이(학생)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범죄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범죄예방과 환경디자인을 접목하여 품격 있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부산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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