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음악·공연

신민아 “러블리? 그 선 안에서 계속 노력할 것”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07 15:51

수정 2014.10.07 15:51



“원작의 정서는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

드라마 ‘마왕’, ‘아랑 사또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영화 ‘키친’, ‘경주’ 등을 통해 다른 세상에 사는 것만 같았던 신민아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통해 한층 더 친근해졌다.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과 수수한 패션으로 대한민국 보통의 여자 ‘미영’으로 분해 남편 영민(조정석 분)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이 그저 반가울 뿐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만난 신민아는 사랑스러운 외모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 최진실표 ‘미영’vs신민아표 ‘미영’

조정석-신민아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대한민국 로맨틱 코미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의 2014년 버전이다.

원작과의 비교를 피해갈 수 없는 가운데 신민아가 그간 주로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도맡아왔기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故최진실의 리얼하면서도 통통 튀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관심이 쏠렸다.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부터 촬영하는 동안, 그리고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지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었을 터.

“제작 전부터 ‘잘 만들어도 본전’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모두가 부담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시나리오 버전이 계속 바뀌고, 중간 중간 수정도 많이 됐다. 원작이 20년도 더 된 작품이니 그대로 가져가기엔 옛날스러운 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원작이 가지고 있는 정서만큼은 살리고 싶었고, (조)정석 오빠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리메이크작인만큼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리되, 20년이 지난 시대에 맞게 변화도 줬다. 故최진실과 신민아 모두 ‘미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최진실표 ‘미영’과 신민아표 ‘미영’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

“시대적 배경이 바뀌다보니 일한다는 점이 제일 크게 다르다. 남편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애써 말 안하려는 부분도 물론 있지만, 자기감정을 표출한다. 여성 관객들이 현실적으로 와 닿을 수 있도록 이런 면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려고 했다. 영화를 너무 가볍게 보지 않게 정서적 느낌이 있도록 미영의 감정 상태를 꼭 담아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영화 속 스타일링 역시 ‘미영’ 그 자체였다는 평에 “원래 작품 할 때 화장은 거의 안한다. 얼굴 자체가 화장을 조금만 해도 화려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미영은 유부녀이기에 신민아 같은 모습이 보이면 몰입도를 떨어뜨릴 것 같아서 의상 팀이랑 의논을 정말 많이 했다.일을 할 때는 셔츠, 니트를, 집에서는 수면양말, 수면바지, 후드를, 첫사랑 만날 때는 원피스를 입었었다”고 밝혔다.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비포&애프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결혼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환상에 부풀 수도, 현실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미혼의 관객들이라면 하나 같이 ‘결혼하고 싶다’ 혹은 ‘연애하고 싶다’고 입을 모으게 된다.



이런 영화를 직접 촬영한 신민아는 “결혼은 나와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기에 결혼에 대한 환상도 크게 가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촬영하면서 ‘서로 잘만 하면 갈등 없이 잘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환상이 오히려 생겼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영민과 미영은 대화가 부족해서 갈등이 자꾸 생기는 거니 이런 점을 잘 보완하면 되겠다 싶었다”며 “연애는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하는 편이라, 결혼은 연애처럼 하고 싶다. 연애는 진득하게, 결혼은 그 반대로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실제 연애 및 결혼관을 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신민아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실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연기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했단다.

“20대나 30대나 작품에 임하는 마음은 똑같다. 20대 때부터 연기에 대한 고민과 욕심은 많았던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경우는 참견을 많이 하게 되더라. 예전에는 욕심이 있더라도 ‘감독님만 믿고 촬영하면 잘 알아서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다면, 이번에는 원작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그런지 의견을 많이 내게 되고, 여러 방향으로 촬영을 하고 싶었다.”

상대배우 조정석 역시 신민아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에 귀를 기울여줬고, 그 결과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을 발휘했다. 이는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났고, 조정석과 신민아는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석 오빠처럼 이렇게 편한 남자배우는 처음인 것 같다. 영민과 미영은 오랜 교제 끝에 결혼에 이른 신혼부부인만큼 촬영 들어가기 전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친해지는 기간이 짧았고, 웃음 포인트, 성향 자체가 잘 맞았다. 시나리오가 수정될 때마다도 둘의 의견이 비슷했다.”

◇ 여신 아닌 ‘배우’로 거듭나다

‘여신’이라고 불리는 신민아는 드라마 ‘아랑 사또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영화 ‘경주’ 등에서의 신비로운 모습은 넣어두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통해 잔소리쟁이 아내로 분했다.



극중 남편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퍼붓는 그녀이건만 낯설지 않고, 물 만난 고기처럼 자연스럽다. 이와 같은 생활연기에 소중한 존재에서 당연한 존재가 됐다고 느끼는 순간의 감정연기는 공감을 자아낸다.

칭찬에 행복하다는 듯 보조개가 움푹 들어가게끔 환히 웃던 신민아는 “설정이 과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하다 보니 베일에 가려져 있는 듯한 게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만큼은 아니더라도 20대 때 나름대로 현실적인 연기를 한 작품들도 있는데 광고나 화보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각인이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0대가 됐으니 현실적인 연기를 해봐야지’라는 계획 하에 하게 된 건 아니고,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세월 역시 흐르다보니 표현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런 걸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대중들과 더 가까워져야 하는 건 숙제라고 생각한다. 광고, 화보 이미지가 강하면 극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리니 과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민아 하면은 늘 ‘러블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여배우로서 당연히 기분 좋은 수식어이지만,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스스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지 궁금했다.

“보조개나, 웃을 때 모습 때문에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 미영도 사랑스러운 면이 있지 않나.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굳이 큰 변화를 하고 싶지는 않다. 러블리한 선 안에서 진지한 면도 이끌어내려고 한다. 예전에는 목표를 향해 무작정 달려갔다면 지금은 내가 즐거웠으면 좋겠고, 관객들에게는 편안한 존재이길 바란다. (웃음)”

마지막으로 신민아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매력에 대해 “마냥 웃긴 코미디영화는 아니다. 여성 관객들은 미영에게, 남성 관객들은 영민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너무 진지하지 않게 갖고 갈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대사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그걸 무겁지 않게 표현했다. 웃음도, 감동도 있는 영화다”고 꼽으며 애정을 뽐냈다.


한편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철부지 남편과 잔소리쟁이 아내의 리얼 신혼 생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는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