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다시 뛰는 유화업계 생산현장을 가다] (2) GS칼텍스 인천 윤활유공장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19 14:56

수정 2014.10.19 16:53

인천 서구 중봉대로에 위치한 GS칼텍스 윤활유 공장.
인천 서구 중봉대로에 위치한 GS칼텍스 윤활유 공장.

【 인천=최갑천 기자】 지난 17일 오전 따사로운 가을볕을 맞으며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을 달려 인천 서구 원창동 중봉대로에 위치한 GS칼텍스 윤활유 공장에 도착했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이 이웃했고, 북쪽으로 차로 5분 정도 가면 청라국제도시가 위치했다. 다목적부두인 인천북항도 불과 500m 정도 인접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여수, 울산, 대산 등 정유사들의 대규모 복합생산단지(콤플렉스)들과 비교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6만6314㎡ 부지에 들어선 GS칼텍스 공장은 국내 윤활유 공장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글로벌 톱5'라는 비전을 담은 대형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중급 윤활유로 국내 시장 선도

이날 GS칼텍스 윤활유 공장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윤활유의 기초 유분인 윤활기유를 실어날으는 탱크로리와 완제품을 적재하는 지게차 몇 대만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재균 부공장장(부장)은 "하루 평균 9000배럴의 윤활유를 생산하는데 재고량이 많아 오늘은 가동률을 평소보다 줄였다"며 "자동화 공정률이 높아 본사 33명, 협력사 127명 등 160명의 인력만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은 핵심시설인 배합공장(Blending Center)과 윤활유를 용기에 담아 제품화하는 포장공장(Filling Center)을 중심으로 주변에 윤활기유 탱크(10기), 첨가제 탱크(13기), 배합 탱크(43기)가 배치됐다. 각 시설과 모든 공정은 '혈관'처럼 복잡하게 얽힌 배관들로 연결됐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GS칼텍스 윤활유 브랜드인 '킥스(KIXX)' 제품은 1100여개에 이른다. 용량별로는 300mL부터 200L까지 9종으로 분류된다. 마침 이날 배합 공장에서는 수출용인 200L 드럼 제품이 20~30초 단위로 생산되고 있었다.

중구 월미도의 글로벌 물류센터 전경.
중구 월미도의 글로벌 물류센터 전경.


윤활기유와 첨가제를 배합하는 배합공장은 트럭이나 굴착기, 지게차 등 산업용에 사용되는 '그룹2'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승용차에 사용되는 고품질 제품인 '그룹3' 비중이 높은 경쟁사들과는 달랐다.

이재균 부공장장은 "정유사들이 전략적 차원에서 주력제품을 달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도 시장 수요에 따라 그룹3의 비중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공장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50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한 배합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GS칼텍스의 윤활기유 공장은 여수, 윤활유 공장은 인천으로 이원화돼 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경쟁사들이 여수, 울산 등의 콤플렉스에 윤활기유와 윤활유 공장을 함께 배치한 것과는 입지 전략이 다르다. 이에 대해 이 부공장장은 "국내 윤활유 소비는 수도권이 60%를 차지해 적기에 신속하게 제품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수에서 생산된 기유를 배로 인천까지 운송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제품 공급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활유 수출로 활로 모색

원창동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9㎞ 정도 떨어진 북성동 글로벌 물류센터로 이동해 내수와 수출용으로 판매된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GS칼텍스 윤활유 글로벌 물류센터는 국내 윤활유 업계 최초로 저장시설을 입체적으로 구분한 '하이 랙 시스템'을 적용해 단위면적당 적재효율을 최적화한 게 특징이다.

물류센터 책임자인 김일중 대리는 "물류센터는 총 5만2000드럼의 저장능력을 갖추고 출하공간 부족을 해소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윤활유 사업의 수출물량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도 1985㎡ 면적에 15m 높이의 물류센터에는 일사불란하게 쌓인 컨테이너 25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 물량의 각종 윤활유 제품들을 삼방향 지게차 3대가 바쁘게 실어나르고 있었다. 눈을 돌려 월미도 앞바다를 바라보니 마침 여수항을 출발한 유조선이 GS칼텍스 해상 계류시설에 접안해 윤활기유 하역작업이 한창이었다. 계류시설에 하역한 윤활기유는 곧바로 4㎞의 해저관로를 거쳐 육상 탱크에 저장됐다. 저장된 윤활기유는 탱크로리에 실려 원창동 공장으로 옮겨졌다. 북성동 물류기지는 GS칼텍스 윤활유 사업의 처음과 끝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GS칼텍스는 원창동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는 윤활유 브랜드 '킥스(KIXX)'를 통해 연 3조원 규모인 국내 윤활유 시장에서 점유율 1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매출만 558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주력인 정유사업이 부진하면서 윤활유 사업에 집중해 내수 경쟁이 치열하다"며 "현재 40% 수준인 윤활유 수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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