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슈빌(미국)=곽인찬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김찬웅 미국 위노나주립대학(미네소타주) 교수(56)의 진단이다. 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한미재무학회(KAFA) 연차총회에서 임기 1년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취임 소감과 세계.한국 경제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내년에 KAFA가 설립 반세기를 맞는다. 소감과 포부는.
▲지난 20여년간 미국 대학에 진출한 한인 학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학문적 공헌도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 그만큼 신임 KAFA 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중견.신인 학자 간의 교류 활성화에 중점을 두겠다. 한국 관련 이슈는 한국 내 연구기관.기업과 지식을 공유하는 데 힘을 쏟겠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를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이것이 세계경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저금리에서 금리가 오른다고 단편적으로 볼 게 아니다. 세계적 경기회복에 따른 투자와 시장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김 회장의 진단은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경환 경제팀은 전방위적 부양책을 펴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 등 신흥국에서 달러가 확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도 크다. 그러나 넓게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숨겨진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금융규제를 강화했다. 이것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국 공화당은 도드프랭크법 때문에 경기회복이 늦어진다고 불평한다. 규제 강화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은 좋아지겠지만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국의 사모.헤지펀드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올바른 정책 방향은.
▲사모.헤지펀드는 본질적으로 뮤추얼펀드(공모펀드)와 다르다. 뮤추얼펀드는 일반 투자자 대상이기 때문에 규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모.헤지펀드는 투자자가 전문적이며 그 수도 적다. 따라서 규제도 상대적으로 적다. 미국에선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뮤추얼펀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약하다. 사모.헤지펀드 시장이 성장하면 자원의 적정 배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토종 투자은행(IB)이 없다. 원인과 타개책은.
▲모호한 규제 아래서 제도가 시행되면 창의적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감독당국은 좀 불안해도 규제를 과감하게 네거티브 시스템(다 풀어주되 일부만 금지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시장 참가자가 동일한 경쟁환경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한국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이 나타날 것이다.
김 신임 회장은 모교인 성균관대에서 가르치다 위노나주립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교환교수로 매사추세츠대(로웰)에 있다. 김 회장은 새 사무총장인 김진모 교수(럿거스대), 김우진 교수(서울대)와 함께 앞으로 1년간 KAFA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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