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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가 밝히는 '악마견' "해맑은 눈빛에 우울함도 사라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0 16:40

수정 2014.10.20 18:33

견주가 밝히는 '악마견' "해맑은 눈빛에 우울함도 사라져"

"머리가 좋고 해맑은 성격이 매력입니다."

비글·코카스파니엘 등 활동량이 많아 소위 '악마견'이라 불리는 견종을 키우는 견주들은 제멋대로인 성격 탓에 힘들 때가 있지만 오히려 악마견에 끌리는 이유라고 밝혔다. 경상북도 김천시에서 3년째 비글 '피구'를 키우는 김영찬씨(53)는 이전까지 주로 진돗개를 키워온 견주다. 그런 그가 비글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특유의 외모 때문이다. 김씨는 "눈매가 처져 억울해 보이는 생김새로, 마음을 자극하는 뭔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육 초반, 비글 교육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용변 가리기나 음식 기다리기 등, 진돗개는 3개월이면 익히는 것을 비글은 2년이 걸리더라"며 "하지만 비글은 알아들으면서도 말을 듣지 않는, '머리 좋은 괴짜'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제멋대로인 비글의 성격 때문에 곤란한 적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가장 미울 때가 밖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짖을 때"라며 "자신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절대 주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짖기를 멈추지 않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식탐이 강해, 음식을 먹게 해달라며 쳐다보는 눈빛은 너무 예뻐 금세 화가 풀린다"고 말했다. '악마견'을 키우려는 예비 견주에게 김씨는 "복잡한 수학문제를 해결할 때 느끼는 재미와 같이 (견종에) 접근해야 한다"며 "복잡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애견카페 '바우하우스'의 허준혁(38) 대표는 매장에서 12년째 비글과 코카스파니엘을 키우고 있다. 허 대표는 '악마견'의 매력으로 해맑은 성격을 꼽는다. 그는 "리트리버 같은 양치기 견종은 눈치가 빠르고 순한 반면에, 비글과 코카스파니엘은 밝고 천진난만한 성격"이라며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어릴 때의 모습은 천사 같아,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특징에 대해 "다른 견종보다도 아주 식탐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아지가 닿는 높이에 먹을 것을 두면 안된다"며 "심지어 코카스파니엘이 식용유 한 통을 다 먹어 곤란했던 견주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허 대표는 이들을 '악마견'이라고 부르는 것에 다른 입장을 보였다. "가장 보편적인 중형견이 비글이다 보니, 말썽을 피우는 견종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며 "모든 중형견은 소형견에 비해 몸집이 커, 사고를 크게 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허 대표는 예비 견주에게 "집에 사람이 항상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업주부의 경우, 이들을 무리 없이 잘 키우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주인이 보호자라는 생각으로 항상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인 가정이나 자취생의 경우 반려견으로 택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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