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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모 찾는 32세 문혜경씨 "30여년만에 알게된 친어머니 존재.. 꼭 만나고파"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6 17:35

수정 2014.10.26 17:35

문혜경씨(32·여)는 최근에서야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호적상의 어머니가 그 흔한 도시락 한 번 싸주지 않은 것은 물론 단 한 번도 자신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안아주지 않은 기억을 되새기며 눈물을 흘렸다. 문씨의 아버지는 "호적상의 어머니는 나팔관이 막혀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때문에 정도 그다지 쌓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26일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실종아동찾기센터에 따르면 문씨의 아버지는 은행에서 일했다. 지난 1980년대 초 거래처였던 건설사(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미성건설 혹은 미림건설)의 여직원이던 김윤희씨를 만났고 깊은 관계를 맺었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따로 살림까지 차렸으나 친어머니는 아버지가 유부남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친어머니는 1982년 10월 3일 일원동에 위치한 일산산부인과(혹은 일성산부인과)에서 문씨를 낳았다. 3개월이 지났을 때쯤 친어머니는 아버지가 결혼한 사실을 눈치챘고, 이혼할 의사가 없는 것을 알고는 문씨를 남겨둔 채 떠났다.
문씨는 "친어머니가 저를 낳았을 때 28세였다고 했으니 1955년생으로 추정되고 생일은 8월 21일이라고 들었다"며 "아버지의 기억에 따르면 외가는 부산 진구였고 가족관계는 1남2녀, 키는 169㎝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고 출신이라고 하는 걸로 봐서는 당시 영남산업고(현 부산정보고)를 졸업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어머니의 사랑과 정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사랑에 메말라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면서 "낳아준 어머니가 저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더 늦기 전에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 용산에 사는 김봉녀씨(60·여)는 어릴 적 헤어진 이름도, 성도, 나이도 모르는 아버지와 동생 영애씨를 찾고 있다. 김씨의 고향은 강원 양구군 양구면 학조리다.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 장두순씨는 고향인 제주도에서 당시 군인이었던 남편을 따라 부산을 거쳐 강원도로 왔다. 동생과 함께 살았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왜 헤어졌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단다. 어머니가 강원 홍천군 서석면에 사는 박기철씨와 재혼을 하면서 김씨는 어머니, 동생과 헤어지게 됐다. 김씨는 같은 마을에 사는 김종근씨의 호적에 올랐고 동생은 강원 춘천의 어느 병원집으로 입양을 갔다.

김씨는 몇해 전 홍천에서 어머니의 유골을 수습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동생의 생사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어머니의 형제들이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그들을 만나면 아버지와 동생의 소식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김씨는 "죽기 전에 꼭 한 번 아버지와 동생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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