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국 관광객 상대로 건강식품 효능 과장해 수백억 판매한 일당 적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8 15:05

수정 2014.10.28 15:05

기상천외한 시연 수법으로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과장해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수백억원어치를 판매한 업체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헛개나무와 밀크시슬(엉겅퀴 풀의 일종) 추출물로 만든 알약 제품을 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속여 고가에 판매한 혐의(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만 국적의 A업체 대표 진모씨(55) 등 5개 업체 대표와 직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에 사무실과 홍보관을 차려놓고 여행사를 통해 이곳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국내 중소 생산업체에서 납품받은 제품을 원가보다 최대 18배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수법 등으로 688억원어치의 수익을 올린 혐의다.

이들 5개 업체 가운데 4개사 대표는 국내에 거주하는 대만 및 중국 국적으로, 중국인들이 자국보다 한국의 의약품이나 식품 등을 크게 신뢰한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꾀했다.

이들은 여행일정 중 중국인들이 자사 사무실을 단체로 방문할 수 있도록 중국전문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리베이트를 지급해 관광객을 고객으로 끌어모아 제품을 홍보했고, 실제로 효능이 있는 것처럼 믿게 하려고 '콜라 시연'과 '커피 시연' 방법을 사용했다.


해당 알약제를 절구통에 빻아 콜라에 넣어 섞으면 콜라 색깔이 맑아지고 검은색 불순물만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직원들은 맑아진 콜라를 보여주며 '간 독소도 이 같은 원리로 해독된다'고 속였다. 커피 역시 자사의 제품을 빻아 섞으면 프림이 위로 둥둥 뜨는 현상을 '해독 원리'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고 업체 대표나 직원들도 어떠한 원리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여행사를 통해 예약받은 중국인만 홍보관에 출입하게 했고 한국인은 출입을 금지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상천외한 시연에 현혹된 중국인 여행객들은 원가 5만원짜리인 제품을 최대 18배 비싼 90만원에 사가는 등 피해가 컸지만 대부분 단기 여행객들이어서 피해 사실조차 모른 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품 자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판매신고가 된 상품이지만 혹시 유해 성분이 있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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